"살려달라" 발버둥치는데…4살 숨지게한 태권도장 CCTV 충격
지난 7월 경기 양주시의 한 태권도장에서 5살 아동을 매트 구멍 사이에 거꾸로 넣어 장시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관장의 학대 행위가 담긴 폐쇄회로(CC)TV가 공개됐다.
11일 JTBC가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태권도 관장 A씨는 돌돌 말아 세워놓은 높이 약 124㎝의 매트 구멍에 피해 아동 B군을 거꾸로 넣었다.
폭이 약 20㎝인 구멍에 갇혀 숨을 쉴 수 없게 된 B군은 “살려달라”며 발버둥쳤다. A씨는 다른 아이들과 장난을 치며 B군을 그대로 방치했다. 도장 안 아이들은 “살라달라”는 소리치는 B군 쪽을 자꾸 쳐다봤다.
B군은 키 101c㎝에 몸무게 14㎏으로 또래보다 몸집이 작았다. 경찰 조사 결과 B군은 약 27분간 이 같은 상태로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A씨가 매트안에서 B군을 꺼내 안고 뛰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다시 도장 안 아이들은 깜짝 놀란 듯 자리를 비켰다.
B군의 사인은 ‘저산소성 뇌 손상’이었다. 당시 유족은 회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병원 측과 협의해 연명치료를 중단했다.
A씨는 사건 직후 이 장면이 담긴 CCTV부터 삭제한 뒤 “숨진 아이를 평소 아꼈고 장난으로 그랬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다른 아이들도 수없이 매트에 넣었다”며 “학대로 사망한 게 아니라 부모가 아이의 연명 치료를 중단해서 숨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CCTV를 삭제한 것에 대해서는 “무서워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B군의 어머니는 “(병원에) 식물인간이라도 좀 만들어줄 수 있겠냐, 제발 부탁 좀 한다고 무릎 꿇고 빌었다”며 “(화장장에) 관이 오지 않냐. 관이 너무 작았다”고 눈물을 쏟았다. 이어 “(A씨에게) ‘CCTV를 왜 지웠냐’고 물어봤더니 유치장에 있을 때는 ‘별거 없다’고 했다”며 복구한 CCTV를 보고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모친 “못다 핀 꽃 몇 명이나…비극이 더 이상 없길”
B군의 어머니는 영상을 공개하게 된 이유를 직접 밝혔다. 그는 JTBC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달고 “저녁 시간 영상 때문에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 걱정”이라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제가 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런 비극이 나오지 않길 바라고 더 나아가 아동법(아동학대처벌법)이 강화되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몇 명의 아이들이 못다 핀 꽃이 되어야 강화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잊히면 안 된다. (가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만 아이들이 밝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제 아들 같은 비극이 더 이상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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