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북미·유럽 매출 93% 늘었다…게임사 희비 가른 글로벌 [팩플]

정용환 2024. 11. 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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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출이 3분기 한국 게임사 실적의 희비를 갈랐다. 다종다양한 장르, 멀티 플랫폼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점차 게임사의 핵심 경쟁력이 되어가고 있다.


무슨일이야

넥슨(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은 지난 3분기 1조22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12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수치로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1% 증가해 4672억원을 기록했다. 넥슨은 이날 창사 30주년을 맞아 전체 임직원 8000여명을 대상으로 자사주 100주씩을 지급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넥슨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사진 넥슨

넥슨의 실적 발표를 끝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 3분기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로 불리는 상위 5개 게임사 중 넥슨과 크래프톤, 넷마블은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크래프톤은 3분기에 역대 최대인 719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9.7% 성장했다. 영업이익(3244억원)도 71.4% 늘었다. 넷마블은 같은 기간 6473억원의 매출을 냈고, 영업이익은 65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반면 엔씨소프트(4019억원, -5%)와 카카오게임즈(1939억원, -14.3%)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엔씨는 143억원의 영업손실(적자전환)을 기록했고 카카오게임즈는 전년 동기 대비 80.1% 하락한 57억원의 영업이익을 보고했다.


이게 왜 중요해

정근영 디자이너

3분기 3N2K의 희비를 가른 건 해외 매출이었다. 승승장구한 넥슨(비중 65%)과 크래프톤(89.8%), 넷마블(77%)은 총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엔씨(28.8%), 카카오게임즈(12.7%, 상반기 기준)와는 대조적이었다.

넥슨은 12일 공개한 실적 발표 자료에서 글로벌 매출을 강조했다. 서구권과 일본 등지에 전담개발팀을 구성한 ‘메이플스토리’가 일본·북미 및 유럽, 동남아 등 기타지역에서 분기 매출 기록을 경신했고, 루트슈터 장르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 흥행에 힘입어 넥슨의 북미·유럽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지난 5월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꾸준히 흥행 중이다. 크래프톤 역시 인도에 출시한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인도(BGMI)가 흥행을 이어가며 좋은 성과를 냈다. 넷마블은 동명의 웹툰 IP를 기반으로 제작한 ‘나 혼자만 레벨업 : 어라이즈’(나혼랩)가 전세계 170여개국에서 흥행한 덕에 2개 분기 연속 과거의 부진을 털어냈다. 현재 넷마블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가 43%로 가장 높고, 한국(23%)에 이어 유럽(13%), 동남아(8%), 일본(7%) 등도 고르게 분포했다.


행간을 읽자면

글로벌에서 통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다종다양한 장르, 멀티 플랫폼 대응이 필수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로 대표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제작사로 명성을 쌓아왔지만, 내수용이란 평가가 많았다. MMORPG는 국내와 대만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인기를 끌어 확장성이 낮다. 특히 서구권 이용자들의 경우 리니지 특유의 과도한 과금체계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북미·유럽 등 큰 시장의 메인 플랫폼인 콘솔 게임에 적합하지 않아 플랫폼 다변화 추세에도 역행한다. 해외에서 성공할 장르나 플랫폼에 보다 더 힘을 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엔씨소프트는 절치부심하고 있다. 엔씨는 최근 TL(쓰론 앤 리버티), LLL, TACTAN(택탄) 등 개발 중인 신작을 중심으로 회사를 물적분할해 개별 스튜디오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엔씨가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이라는 설명이 따랐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홍원준 CFO는 “(개발 중인) 아이온2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게임 디자인과 전투 콘텐트, 비즈니스모델(BM)이나 마케팅 전략이 기존 출시 게임들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말해 변화를 예고했다.

시프트업의 '스텔라블레이드'. 시프트업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게임즈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상우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내년 출시할 주력 신작 크로노오디세이와 아키에이지크로니에 대해 “두 게임 모두 서구권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며 “기존 MMO 게임 그러면 떠오르는 대규모 세력 간 전투, PVP(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분쟁 같은 류의 콘텐트는 과감하게 제거하거나 거의 줄였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글로벌 실적 확대 ▶PC·콘솔 플랫폼 확장 ▶장르 다변화 등 핵심 전략 키워드를 새로 설정하고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걸 알아야해

다만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으로 글로벌에 도전하고, 꾸준히 성과를 올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지난해 9월 출시한 PC·콘솔 게임 ‘P의 거짓’ 성공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네오위즈는 1년 뒤엔 대폭 하락한 실적을 공개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1% 줄어든 65억원에 그쳤다. 지난 분기 액션 어드벤처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4월 출시)’ 출시 효과를 본 시프트업 역시 이번엔 전분기 대비 21% 줄어든 영업이익(356억원)을 공개했다.

■ 추천! 더중플-격동의 K게임 산업, 미래는

「 ① 20년차 ‘노장’들이 버텼다, 넥슨을 지옥에서 구한 그들[넥슨연구①]
불과 몇 년 전,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넥슨이 살아 돌아왔다. 아니, 부활을 넘어 독보적 1위로 질주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 게임사들이 끝 모를 침체기에 접어든 현 시점, 넥슨은 어떤 혁신으로 위기에서 벗어났을까. 넥슨을 여타 게임사와 다르게 만든 원동력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4136

②“‘18세 청불’ 벗어볼게요” 주가 폭락한 엔씨의 전략
한국 게임산업 황제로 불렸던 엔씨소프트가 추락하고 있다. 100만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5분의1 토막이 났고, 실적도 함께 폭락했다. 엔씨에 무슨 일이 일어났고, 이제 무슨 일을 벌일까. 엔씨, 부활의 단초는 무엇일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8643

③주가 반토막 어쩔 거냐고? ‘배그’ 그 회사가 믿는 구석
“냉정하게 봤을 때, 한국 게임 회사 중에 글로벌 공략에 있어 진짜 성공했다고 할 만한 회사는 아직 한 곳 밖에 없다. 바로 크래프톤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 게임의 폭발적 성장세가 꺾인 시기, ‘PUBG: 배틀그라운드’를 탄생시킨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의 미래 계획은 무엇일지 직접 들어봤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6591

④모두 “리니지 라이크” 외칠 때…혼자 ‘P의 거짓’ 콘솔로 간 남자
한국 게임은 철저하게 PC와 모바일 온라인 게임, 그리고 ‘리니지류’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집중은 빠른 성장으로 이어졌지만, 그만큼 다른 부분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네오위즈는 ‘P의 거짓’으로 콘솔의 문을 두드렸고 이례적인 성공을 일궈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9263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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