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직격탄, 해외·바이오로 버티는 K푸드

김성훈 2024. 11. 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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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 침체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3분기 식품업계가 타격을 입었다.

라면, 김밥, 만두 등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K푸드 열풍을 타고 실적 부진을 만회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관세와 환율 변동 가능성에 따른 수출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실적 감소는 해외 사업이 만회했다.

농심은 유럽과 동남아 등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4분기 북미 공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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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국내 매출 6% 감소·유럽 40% 급증
라면 업계 해외 선전에 내수 부진 만회
트럼프 당선 이후 관세·환율 변동 우려
지난 7~8월 프랑스 파리 중심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 야외 정원의 비비고 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음식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CJ그룹 제공


국내 소비 침체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3분기 식품업계가 타격을 입었다. 라면, 김밥, 만두 등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K푸드 열풍을 타고 실적 부진을 만회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관세와 환율 변동 가능성에 따른 수출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자회사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올해 3분기 매출이 4조6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2764억원으로 소폭(0.4%) 증가했다. 특히 식품 사업 매출은 2조9721억원으로 전년보다 1.1% 감소했는데, 국내에서만 매출 6%가 줄어들었다. CJ제일제당의 식품 사업은 국내 비중이 52.8%로 해외보다 크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경기 부진과 원가 부담 등으로 국내 식품 사업에서 차질을 빚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실적 감소는 해외 사업이 만회했다. 올해 집중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매출이 40% 증가했고 오세아니아 지역 매출도 24% 늘었다. 북미에서는 주력 제품인 비비고 만두와 피자를 중심으로 매출이 8% 상승했다. 바이오 사업도 영업이익이 74.9% 오른 824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라면 업계도 수출 호조를 이어가며 내수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14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농심과 삼양식품은 각각 매출이 8800억원, 42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28.1%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활약을 이어간다.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80%에 달한다. 농심은 유럽과 동남아 등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4분기 북미 공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미국 사업에 공을 들여온 식품업계는 관세와 환율 등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책들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그가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강조해온 만큼 무역 보호를 명분으로 국내 기업이 적용받는 무관세를 깰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고 올 상반기 무역 흑자도 28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1%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관세가 적용된다면 수출 기업은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고 현지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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