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김건희 특검 들고 나온 野, “한동훈이 찬성한 순직해병 국정조사도 실시”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과 순직해병 국정조사를 모두 올리기로 했다.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안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유력한 상황에서 선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준비해 14일 통과시킬 것”이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 배신, 강약약강 하지 말고 김건희 특검과 순직해병 국정조사에 협력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이 그 전에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진지하게 협의하겠다”며 “한 대표가 (순직해병) 특검에 찬성을 밝힌 만큼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의 특검법 수정안은 대법원장이 추천권을 갖는 ‘제3자 추천’ 방식이다. 야당이 추천권을 갖는 기존 안에서 한 발짝 양보했다. 다만 추천 인사에 대한 야당의 비토(veto)권을 넣기로 했다. 또, 특검법 수사 대상도 명품백 수수, 양평 고속도로, 대통령실 및 관저 이전 등 14개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2개로 대폭 축소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여권의 자중지란을 노린 ‘회유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제3자 추천방식은 한 대표의 아이디어를 수용한 것이니 본인이 반대하면 자기모순”이라며 “특검에 찬성할 여권 반란표를 최대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직해병 국정조사는 민주당이 이번에 새로 꺼내 든 압박 카드다. 김건희 특검법보다는 문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특검법안이 재표결을 거쳐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재적 300인 중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범야권 의석수는 192석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 8명이 찬성해야 한다. 앞서 21대, 22대 국회에서 같은 과정을 거쳤으나 두 차례 부결, 폐기됐다.
반면 순직해병 국정조사는 야당 단독으로 실시할 수 있다. 국정조사는 국회의장이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으면, 교섭단체 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관련 상임위원회에 회부해 조사위원회를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5대 국회 때인 1999년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이 한나라당을 배제하고 ‘IMF 환란 원인 규명과 경제위기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했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민주당은 설득 작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수정안에 대해 ‘꼼수 악법’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검 악법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는 것 자체가 특검 원안이 위헌적 인권 유린, 삼권 분립 파괴법이라는 것을 실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 유상범 의원은 통화에서 “야당이 비토권을 갖는 건 일방적인 특검을 하겠다는 얘기”라며 “정당한 제3자 추천 특검을 하는 것처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상설특검 규칙개정안도 통과시킬 계획이다. 상설특검 규칙개정안은 상설특검 후보추천위원회 7인 중 국회 몫 4인에 여당을 배제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달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상설특검은 대통령의 거부권이 없지만 조사 기간이나 인력 규모가 일반 특검보다 제한적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일반특검과 상설특검 ‘투트랙’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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