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보호무역 염려 알지만…트럼프-尹 기조 일맥상통"
"많은 분이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는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 전망에 대해 "양국의 비전이 일맥상통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외교부는 트럼프 2기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한·미 간 이해관계만 맞으면 협력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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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방국 기여 중시"
조 장관은 이날 "많은 분이 내년 초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국제 정세가 더 불안해지고 보호무역주의 파고도 더욱 거세지는 것이 아닌가 염려하고 계신 줄 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한·미 동맹이 굳건하게 유지·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일 등 소다자 협력의 제도화를 비롯해 동맹 강화에 우호적인 대외 여건이 조성됐다"며 "우방국의 역할 확대와 안보 기여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방향이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우리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최초로 본격 추진한 미 행정부"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인태 전략을 통해 강조한 자유롭고 열린 인태 질서와 동맹 관계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기조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리더십은 불확실성을 키워서 미국의 협상력을 키운다는 것"이라며 "동맹·우방·적대국 할 것 없이 불확실성 속에서 파이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미가 정치적 뉘앙스의 차이도 없이 완전히 이해관계가 일치하면 빠르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라는 기치 아래 실용주의를 강조한다고 해도 국제지정학적 변화의 틀을 무시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리는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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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 발효해 입지 굳혀야"
지난달 2일 타결됐지만 트럼프가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대해 이 고위당국자는 "설사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더라도 발효를 시켜두면 재협상 과정에서 우리 입지가 튼튼해진다"며 SMA의 발효를 통해 협정 공백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나중에 협상 시한에 쫓겨 서둘러 결정해야 하는 부담도 줄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러시아에 이어 북한도 양국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비준한 데 대해 이 고위 당국자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연관성 속에서 비준이 이뤄진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상당히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붙잡힌 북한군 포로가 국내로 송환될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제법적으로 검토하는 건 정부 일이기에 다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한·러 관계에 대해선 "우리의 대러 외교는 진행형"이라며 "종전 이후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더 커질 거란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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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핵화 목표, 의심 말라"
이 고위당국자는 북·러 밀착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선 "중·북·러로 묶이는 걸 중국은 꺼리는 것 같고 국제 평판도 신경 쓰는 것 같다"며 "일정 부분 거리를 두려는 중국의 입장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중국을 계속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 주도로, 우리 입장이 반영되는 과정을 통해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아닌 군축 협상에 응할 가능성에 대해선 "비핵화 협상의 기회가 줄면서 마치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거나 우선순위가 떨어진 것처럼 비치기도 하는데 실제 정부 정책 방향이 움직이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우리 외교 정책의 문법은 비핵화에서 핵 군축으로 가지 않으며 미국의 비핵화 목표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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