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이모·삼촌까지…사립초 3개교 지원 제한 어긴 ‘꼼수접수’

한영혜 2024. 11. 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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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접수 대행사인 진학사는 4개교 이상 접수 시 취소해줄 것을 공지하면서 이를 어기면 ‘모두 취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진학사 홈페이지 캡처

학생 1인당 3개교까지 지원할 수 있는 2025학년도 서울 사립초등학교 신입생 원서접수에서 접수 규정을 어기고 4개교 이상에 ‘꼼수’ 지원한 사례가 12일 파악됐다.

서울 사립초는 진학어플라이 사이트에서 학생의 생년월일과 이름을 입력하고 부모 등 성인의 휴대전화 인증을 한 뒤 최대 3개교에 지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미성년자는 신원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일부 학부모가 여러 개의 휴대전화로 4개교 이상에 지원한 것이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 등 여러 명의 휴대전화로 4개교 이상에 지원해도 접수가 이뤄졌다는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

원서 접수 대행사인 진학사는 이날 이날 사이트에 “동일 아동이 4개교 이상 지원 시 취소를 요청한다”고 긴급 공지를 띄웠다. 진학사는 “아동 1인당 4개교 이상 접수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모든 접수 내역이 취소되며 그 책임은 학부모에게 있다”면서 “이미 4개교 이상 접수한 경우 13일 정오(낮 12시)까지 원서 접수를 취소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진학사는 서울 사립초 원서접수 마감을 하루 앞둔 이날 한 학생당 1∼3개 학교를 접수할 수 있는 규정과 달리 4개교 이상에 원서를 넣은 사례를 발견했다. 동일인 검증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맹점을 악용한 것이다.

진학사 측은 “이 시각 기준 4개교 이상 중복 지원자는 1건으로 파악됐다”며 “중복 필터 시스템이 있어 계속 체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민원 전화가 많이 와서 확인한 결과 중복 접수가 있어서 조치하고 있다”며 “중복을 막는 장치가 없어서 이런 상황이 나온 것으로 보이며 사립초, 진학사와도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38개 사립초등학교는 과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신입생 1명당 최대 3개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원서접수는 8일 오전 9시부터 13일 오후 4시30분까지 진학어플라이 사이트에서 이뤄진다. 입학추첨은 38개 사립초에서 오는 오전 10시에 동시에 이뤄진다.

사립초는 공립과 달리 학교장에게 선발 권한이 있기 때문에 교육청 소관이 아닌 자체적으로 입학 전형을 시행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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