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반도체 전설’ 짐 켈러와 손잡았다...AI 가전 칩 역량 강화

이희권 2024. 11. 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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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최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전략적 협업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CEO와 짐 켈러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LG전자가 ‘반도체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와 손잡고 전사적 인공지능(AI) 반도체 역량 강화에 나선다. 온디바이스(서버‧클라우드에 연결할 필요 없이 기기 자체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의 AI 가전과 스마트 홈, 최근 공들이는 전장사업 등 미래 사업에서 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를 만나 전략적 협업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주요 경영진과 데이비드 베넷 텐스토렌트 고객총괄책임자(CCO)가 참석했다. 양사는 빠르게 변하는 AI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분야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양사가 보유 중인 반도체 설계자산(IP)과 여러 기술을 활용해 AI 가전에서부터 스마트 홈‧모빌리티‧영상 프로세서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협업 기회를 찾고, 시너지 창출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설립해 우수 인재 육성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반도체 전설’ 짐 켈러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열린 삼성 AI 포럼에서 '자신만의 실리콘을 소유하라(Own Your Silicon)'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짐 켈러는 반도체 업계 최고 스타 설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AMD에서 수석 설계자로 일하며 경쟁자 인텔을 위협한 애슬론‧라이젠 시리즈를 탄생시킨 것을 시작으로, 애플 아이폰‧아이패드에 탑재되는 A시리즈 설계의 초석을 놓았다. 이후 테슬라‧인텔 등을 거치며 굵직한 칩을 연달아 내놓으며 반도체 설계 분야의 거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반도체의 구조를 설계하는 것은 물론, 응용 프로그램과 하드웨어 장치 사이에 존재하는 동작 환경까지 감안한 시스템 아키텍처 구축에 탁월한 성과를 내며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구원투수’로 활약해왔다. 이후 짐 켈러는 2021년 1월 캐나다 AI 반도체 설계기업 텐스토렌트의 CEO로 합류했다.


LG전자는 왜


LG전자의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 칩 'DQ-C'. 사진 LG전자
최근 국내 기업들도 텐스토렌트와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 산하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운용하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는 지난해 텐스토렌트가 모집한 1억 달러(약 1400억원) 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LG전자 역시 텐스토렌트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텐스토렌트는 개방형 아키텍처(설계 언어)인 RISC-V(리스크파이브)를 활용한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 Arm‧x86 구조를 넘어선 새로운 반도체 설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AI 시대 자체 칩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 역시 LG전자가 짐 켈러와 협력한 배경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최근 가전 전용 AI 반도체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시스템온칩(SoC) 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TV 전용 반도체 ‘알파11 AI 프로세서’와 가전 전용 AI 반도체 ‘DQ-C’ 등을 최근 내놓기도 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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