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기다렸나…러시아, 북한군 포함 5만명 투입 쿠르스크 탈환전
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인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를 탈환하기 위해 러시아가 대대적인 반격 작전을 개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키이우 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쿠르스크를 되찾기 위한 러시아의 공세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전선에서 5만명에 달하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파병된 북한군 1만여명과 합쳐 러시아군이 총 5만명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 동북부에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에 대해 전격적인 진격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군은 한때 서울 면적의 약 2배인 1250㎢를 점령했지만, 지금은 러시아군이 절반 가까이 되찾은 것으로 서방 언론들은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이번 탈환 작전의 초기 성과에 대해선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린다.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러시아 최정예 810 해병 여단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격파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군 일부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소규모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발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교전 영상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키이우 포스트는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북한군이 개인화기와 소구경 박격포 등으로 경무장을 했고, 장갑차 등은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주로 우크라이나 방공망 밖에서 활공폭탄을 투하한 후, 장갑차 등에 보병을 실어 전장에 투입하는 전술을 사용한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희생자가 커지면 생존한 병사들이 참호를 파고 후속 병력을 기다린다. 병력·무기 손실을 감수하고 양적 우세를 기반으로 밀어붙이는 전술이다.
러시아군의 공세는 쿠르스크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동부의 포크로우스크와 쿠라호베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서방 매체들은 러시아의 공세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연결지어 해석한다. 앞서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이 지난 9월 “(종전시 기준선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현재 경계선’이 될 것 같다”고 발언했다.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현재 전선을 추인하는 형태의 휴전안을 구상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우크라이나전의 현 전선을 동결한 채 1290㎞ 길이의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며,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최소 20년 유예한다는 종전안을 트럼프의 측근들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구상을 트럼프가 승인한 건 아니라고 한다. 러시아 역시 “추상적”이라며 시큰둥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병력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전폭 지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역할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트럼프가 젤렌스키의 당선 축화 전화를 받을 당시 머스크도 트럼프와 함께 있었고, 트럼프가 통화 도중 스피커폰으로 전환해 젤렌스키가 머스크에게 스페이스X의 위성 스타링크로 우크라이나에 통신 지원을 해준 데 대해 감사를 전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초기엔 우크라이나에 호의적 태도를 보였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젤렌스키와 긴장 관계에 있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난 5일 선거일 이후 거의 매일 트럼프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트럼프 행정부 인선에도 목소리를 내는 등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어 우크라이나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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