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잠수사는 그날 왜 바다로 향했나

황정욱 2024. 11. 1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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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사들은 왜 물살이 거세기로 악명 높았던 그 바다에 자진해서 갔을까, 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었던 깊은 바닷속으로, 자신을 잠수병의 위험에 내던지면서까지 내려갔을까.

최근엔 세월호 잠수사 한재명씨가 잠수병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보상도 못 받은 채, 이라크까지 건너가 일하다 산업재해로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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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재단 주최 문화콘텐츠 공모전 대상 수상... 2025년 개봉 예정

[황정욱 기자]

 영화 <바다 호랑이> 스틸
ⓒ 4·16재단
잠수사들은 왜 물살이 거세기로 악명 높았던 그 바다에 자진해서 갔을까, 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었던 깊은 바닷속으로, 자신을 잠수병의 위험에 내던지면서까지 내려갔을까. 최근엔 세월호 잠수사 한재명씨가 잠수병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보상도 못 받은 채, 이라크까지 건너가 일하다 산업재해로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국가적 참사의 수습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던 민간 잠수사들에게 지난 10년간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자신들의 생업마저 내팽개치고 참사 현장에 달려가, 침몰한 배 안에서 희생자들을 한 명씩 직접 안고 나와야 했던 그들이 골괴사와 신부전증 등 고통스런 잠수병 후유증에 시달릴 때, 국가와 사회는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던가. 말로만 의인이라 불렸던 그들은 이제 잠수병으로 몸이 망가진 채, 정신적 트라우마로 고통받으며 무관심 속에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세월호 잠수사들의 이야기
 영화 <바다 호랑이>가 제작 중이다.
ⓒ 4·16재단
이러한 안타까움과 문제의식을 토대로, 세월호 잠수사들의 희생과 역경을 정면으로 조명한 최초의 장편 극영화 <바다 호랑이>가 내년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잠수병 후유증으로 숨진 고 김관홍 잠수사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는 2021년 '제 3회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부문 당선작이다. 당시 김탁환 작가의 소설 '거짓말이다'가 원작이며, 연출은 <말아톤>, <대립군> 등을 찍었던 정윤철 감독이 맡았다.

앞서 정윤철 감독은 "세월호참사 피해자 가운데는 유가족 외에도 민간 잠수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말도 안 되는 책임을 강요받았는지, 참사 수습 이후 국가가 또 그들을 어떻게 방치하고 대우했는지를 작품으로 만들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정윤철 감독은 과감하게 연극적 형식을 도입해 오로지 실내 세트에서 저예산으로 촬영했다. 후반제작 과정에서 풍부한 효과음과 사운드를 넣어 관객이 실제 공간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세월호 안에 들어가는 물속 잠수 장면조차 오로지 배우의 마임 연기와 사운드 효과로 재현했다. 제작사 측은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2025년 1월부터 배급 및 홍보·마케팅 비용 조달을 위한 소셜펀딩을 계획하고 있다"며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4·16재단 박승렬 이사장은 "그동안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을 통해 이소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장기자랑>, 주현숙·오지수·한영희 감독의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세가지 안부>, 신경수 감독의 장편 극영화 <목화솜 필 무렵>이 제작됐고, 이어 영화 <바다 호랑이>가 영화로 제작된다."며 "이렇게 제작된 영화가 관객을 만나 세월호참사가 가지는 의미와 생명존중, 안전사회에 대한 담론을 펼칠 수 있게 되어 뜻 깊다"고 전했다.

이어 "누구보다 전력을 다해 희생자 수습에 앞장섰던 고 김관홍, 고 한재명 잠수사의 넋을 기리고, 여전히 외롭고 척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동료 잠수사들이 지녔던 인간다움과 선의를 되돌아보며, 사회적 관심을 갖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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