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 숙제 생겼다…이승엽 감독 "허경민 결정 존중, 빈자리 기회 누구에게나 있다" [IS 이천]
차승윤 2024. 11. 12. 14:54
"'팀에 죄송하다'고 하더라. 그 선택을 이해한다. 본인이 KT 위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그 선택을 증명하는 일이 될 거라고 전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처음으로 전력 공백에 직면했다. 주전 3루수 허경민(34)이 KT로 이적하면서 내야진 재편 고민에 빠졌다.
올 겨울 자유계약선수(FA)가 됐던 허경민은 지난 8일 KT와 4년 40억원에 계약하며 두산을 떠났다. 허경민은 2009년 입단, 2015년부터 올해까지 10년 동안 붙박이 주전 3루수였다. 두산은 10년 만에 허경민 없는 내야진을 구상해야 하는 셈이다.
일단 외부 자원 수급은 없다. FA 주요 선수들이 대형 계약들을 맺어가는 가운데 전력 유출을 겪은 두산은 여기에 참전하지 않았다. 다만 내부 FA 김강률의 협상만 마무리할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김강률과는 조만간 날짜를 잡고 만나 협상할 계획이다. 그외에는 구단이 외부 선수에 시선을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강률이 필요한 다른 팀도 있을 수 있다. 김강률은 김원중, 장현식 등 불펜 최대어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C등급 선수라 다소 부담 없이 영입이 가능한 자원이다.
빠진 3루수 자리는 내부에서 채워야 한다.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유격수도 문제다. 12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FA에 대해선 구단에 일임한다고 말씀드린 적 있다. 그동안 두산도 성의를 많이 보여주셨다.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경민이의 선택을 당연히 존중한다. 계약 전날에 통화했다. 팀에게 죄송하다더라. 나도 결정을 이해하고, 가서 잘하는 게 본인의 선택이 틀리지 않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니 최선을 다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두산과 문제가 있어서 떠나는 게 아니기에 흔쾌히 선택을 존중한다 했다"며 "두산에서 정말 좋은 선수였다. 부상 때문에 풀타임을 뛰지 못할 때 마음이 아팠지만, 팀을 위해 헌신하고 플레이하는 선수였다. 진심으로 두산을 사랑하던 선수"라고 감사를 표했다.
나간 선수는 나간 선수고, 그 자리는 채워야 한다. 이승엽 감독은 "빠진 그 자리를 어떻게 메우는지가 올 겨울, 또 내년 스프링캠프 때 중점을 둬야 할 부분 같다. 허경민은 보통 선수가 아니다. 오랫동안 두산 3루와 타선을 이끈 선수다. 그 몫을 누군가가 해야 한다. 찾기 위해 노력 중이고, 여기 있는 선수들이 그 빈자리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욕심을 내주면 좋겠다. 길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팀에 여러 대안이 있다. 올해 보여준 전민재, 이유찬, 박준영이 3루수와 유격수 다 소화했다. 올해 뛰지 못한 박지훈도 있고 (신인) 여동건도 있는데 3루수가 될진 모르겠다. (주전 2루수인) 강승호도 3루수 기용을 고려하고 있다. 강승호에게 물어보니 SK 와이번스 때 경험이 있다고 한다. 강승호의 공격과 수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고려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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