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불펜이 금값… 달라진 FA 시장
프리 에이전트(FA)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었다. 이번 겨울은 구원투수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10일 마무리 투수 김원중(31)과 4년 최대 5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54억원 중 보장금액이 무려 44억원이다. 롯데가 내세운 조건이 가장 좋은 건 아니었다. 복수 구단이 김원중의 의사를 물었고, 롯데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원중이 친정팀에 남고 싶은 의지가 강해 빨리 계약이 마무리됐지만,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
11일 LG 트윈스는 구원투수 장현식(29)과 기간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연봉 3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장현식은 2021년 홀드왕에 오르는 등 최근 4시즌 동안 81홀드를 올렸다. 보상등급이 B등급이라는 점과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원소속팀 KIA는 물론 준우승팀 삼성 라이온즈까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계약 총액을 보장금액으로 내세운 LG가 장현식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구원투수가 50억원 이상 FA 계약을 맺는 건 드문 일이다. 2016시즌을 앞두고 리그 최정상급 불펜투수였던 정우람(SK 와이번스→한화 이글스)과 손승락(넥센 히어로즈→롯데)은 각각 84억원, 60억원에 계약했다. 이후엔 KT 위즈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김재윤(2024년·총액 58억원)이 유일했다.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두 투수가 대형 계약을 맺을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KBO 이사회를 통해 내년부터 샐러리캡(경쟁균형세)을 상향하면서 돈을 쓸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올 시즌 대다수 팀들이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구투저가 심했는데, 특히 리그 평균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4.27에서 5.16으로 치솟았다. '수요'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가격'도 올라갔다.
다른 구원투수들도 호황이다. 롯데 셋업맨 구승민(34)은 김원중과 같은 날 2+2년 총액 21억원에 사인했다. 내년에 FA가 되면 C등급이라 1년 재수가 유력했지만, FA를 선언했고 나쁘지 않은 계약을 맺었다. 올해 성적 부진으로 연봉은 삭감(4억5000만원→3억원)됐으나, 계약금(3억원)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6억원)가 있어 사실상 동결, 혹은 소폭 인상이다.
KIA 임기영(31), SSG 랜더스 노경은(40), 두산 베어스 김강률(36), NC 다이노스 임정호(34), 키움 문성현(33) 등도 불펜 보강 의지가 있는 팀들의 레이더망에 올라 있다. 특히 김강률과 임정호, 문성현은 C등급이라 보상선수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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