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철강, 실적 개선 기대감 시들까...노조 리스크로 부담 가중 우려

정인혁 2024. 11. 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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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12일 실무진 교섭...노조, 쟁의조정 준비
현대제철은 '성실 교섭 촉구' 기자회견 열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왼쪽)과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각 사

국내 철강업계에 노조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최근 임금협상 등을 두고 사측이 노조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난항을 겪으면서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와중에 리스크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면서, 업계의 기대는 우려로 바뀌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내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을 점치고 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을 통한 전방 산업의 활성화와 수익성 악화 요인이었던 중국산 저가 물량의 유입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 덕분이다.

다만 사측과 노조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어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한 경영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노조와의 갈등이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포스코 제1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이날 사측과 임금협상 실무진 교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노조는 최종 교섭에서 회사 측의 추가 제시안이 없을 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조정 신청을 통해 파업권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월 말 상견례 이후 총 11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지난 6일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7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

노조는 중노위 조정신청 후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투표가 가결되고, 중노위가 노사 간 견해차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단을 결정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갖게 된다.

노조는 ▲기본임금 8.3% 인상 ▲복지사업기금 200억원 조성 ▲자사주 25주 지급 ▲격려금 300% 지급 ▲학자금 지원 상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8만원 인상 ▲일시금 600만원 지급 ▲복리후생 포인트 21만원 신설 등을 제시한 상황이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못하고, 노조가 끝내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포스코 역사상 첫 파업이 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원만하게 교섭을 타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비슷한 상황이다. 노사 양측은 지난달 12일 상견례 이후 총 12차례 교섭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5일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을 단행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현대차 수준의 임금과 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올해 기본금 15만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차량 지원금 할인 개선 등을 요구 중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이날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사측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였다. 이승한 현대제철 충남지부 지회장은 "국내 산업의 전반적 부진으로 인해 철강경기도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실적에 따른 분배’ 운운하고 있지만, 현대제철은 최대 실적일 때도 정당한 보상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동교섭을 요구하고 있는 현대제철 3지회(당진하이스코-인천-포항)에 대해서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난 이후에도 교섭석상에 나타나지도 않고 있다. 사측은 성실교섭 의무를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상 초유의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관한 전국금속노동조합 철강분과위원회는 철강사업장의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못하는 것을 현대차‧기아 그룹이 사업장 상황에 맞지 않게 무분별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현대차‧기아 그룹사 중 현대자동차지부, 기아자동차지부 등 소수를 제외하고 아직도 임단협이 진행 중이다. 이번 임단협의 특징은 현대차‧기아 그룹의 '현대차를 넘지 못한다' 압박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여파로 전국금속노동조합 철강분과위원회 소속 중 현대차 그룹의 모든 철강사업장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노조는 "현대차‧기아 그룹은 가이드라인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면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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