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尹에게 당 수습 안되면 포기하고 민주당과 협상하라고 건의"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정부와 대통령실을 싹 바꾸라고 말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윤 대통령에게 국민의 힘이 수습 안되면 당은 포기하고 더불어민주당과 협상해 나라를 정상화하라고 했다”고 공개했다.
홍 시장은 이날 국회의원 연구단체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이 의원회관에서 연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정기포럼기조연설자로 참석, 마무리 발언을 통해 “요즘 하는 것을 보니까 내년 초 되면 식물정부가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달 전 윤 대통령에게 “민주당하고 협상해서라도 나라를 정상화시켜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새해부터 정말 어려운 상황 온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108석이 뭉치지 못하고 자꾸 어긋나고 엉뚱한 소리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때문에 집권당이 점점 몰락한다”며 “탄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물러가야 할 정부로 국민들에게 낙인 찍힌다. 그러면 당은 또 한 번 박근혜 이후에 엄청난 시련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시장은 의정갈등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조정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잘못하면 정부와 통로를 개설해서 고치게 해야지 언론에 툭 던져놓고 무책임하게 갈등과 분란만 일으킨다”고 말했다.
홍 시장의 이 발언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 등을 대통령실에 공개 요구하면서 당정 갈등이 노출됐던 앞선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포럼이 끝난 후 민주당과 직접 협상을 말한 취지에 대한 질문에 “우리 당이 협조 안 하면 민주당하고 협상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라고 재차 의견을 말했다.
‘대연정이냐’는 이어진 질문엔 “대연정이 아니고 나라를 위해서 좀 했으면 좋겠다”며 “지금 되는 게 없다. 김대중 정부 때 80석으로도 나라를 흔들었는데 108석이면 모든 걸 저지할 수 있는 그런 의석이다. 근데 그 의석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할 게 없다고 포기하고. 내부 다툼이나 주도하고 그게 무슨 여당이냐”고 당을 비판했다.
홍 시장은 “왜 여당이 의정갈등 해법을 제시 못 했나”며 “정부와 여당이 같이 달려들어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그런데 108석 가지고 아무것도 안 하고 눈만 뜨면 계속 갈등만 부추기고, 갈등만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당하고 어떻게 정치를 하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어 “그렇게 할 바엔 아무 역할 없는 여당 말고 민주당하고 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에 기대할 게 없으면 민주당하고 협력이라도 해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나라를 정상적으로 끌고 가는 게 그게 맞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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