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인사 키워드는 '충성심'…"국무장관에 루비오"(종합2보)
'국경차르' 톰 호먼 이어 젤딘·스터파닉 지명
"수일 내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발탁"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마이크 왈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인사 키워드는 ‘충성심’과 ‘미국 우선주의’로 요약된다. 첫 인선으로 대선 캠페인을 막후에서 이끌었던 ‘충성파 킹메이커’ 수지 와일스를 백악관 비서실장에 지명한 데 이어 자신의 주요 공약인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최측근 외교통'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각각 부비서실장과 국무부 장관으로 발탁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환경정책을 뒤집을 환경보호청(EPA) 청장에는 리 젤딘 전 하원의원, 주유엔(UN) 미국 대사에는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을 택했다. 모두 ‘2020년 대선 사기’를 주장해 온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충성파다.
윤곽 드러난 트럼프 2기 "국무장관에 루비오, 부비서실장에 밀러"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플로리다 출신의 루비오 상원의원을 국무부 장관에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이란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강경 매파 목소리를 내온 루비오 의원은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도 고려했던 정치인이다.
NYT는 "루비오는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지 못한 이후에도 트럼프의 충성스러운 대리인 역할을 했다"면서 "마지막 순간에 트럼프가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있지만 루비오에게 맡길 생각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그린베레' 참전용사 출신 정치인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내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국무부 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국방부 장관,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더불어 국가 안보 정책 결정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요직으로 손꼽힌다.
같은 날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몸담았던 밀러 전 선임보좌관의 백악관 부비서실장 내정 소식도 보도됐다.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수일 내 공식적으로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밀러 전 선임보좌관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공약을 입안한 인물이다. 캠페인 내내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집회 연설자로 등장하는 등 측근으로서의 모습을 과시했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 역시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소식을 공유하며 "대통령의 또 다른 환상적인 선택"이라고 확인했다.
환경청장·유엔대사 지명 발표…키워드는 '충성심' '미국 우선주의'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환경정책을 뒤집을 EPA 수장과 주유엔 미국 대사를 지명하는 성명도 발표했다. 그는 EPA 청장에 지명한 리 젤딘 전 하원의원을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진정한 투사"라고 소개하면서 "공정하고 신속한 규제 철폐를 통해 미국 기업들의 힘을 해방하는 동시에 지구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 물 등 최고의 환경 기준을 유지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유엔 미국대사로 발탁된 스터파닉 하원의원에 대해서는 "힘과 미국 우선주의 국가안보 정책을 통해 평화를 가져오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주유엔 대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앞서 공식적으로 발탁된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 ‘국경 담당 차르’ 톰 호먼 등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을 적극적으로 도운 대표적 친트럼프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뉴욕주 출신인 젤딘 전 의원은 2021년 1월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을 반대하는 등 대선 사기 주장에 동의해온 친트럼프파다. 스터파닉 하원의원은 당초 2014년 최연소 의원으로 정계에 입성할 당시만 해도 온건파로 분류됐으나 이후 친트럼프로 돌아선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재선 도전을 선언하기도 전부터 공화당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고 지지를 표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한때 트럼프 당선인의 러닝메이트 후보로도 거론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으로선 2기 행정부 키워드로 삼은 충성심과 미국 우선주의를 모두 만족시키는 인사인 셈이다. 앞서 공화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끝까지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을 두고 그가 이례적으로 "2기 행정부에 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화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이들이 미국 우선주의, 외교적 고립주의를 선호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달리 동맹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간극이 확인된다.
이 밖에 현지 언론들은 제이 클라이튼 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법무부 장관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 1기 행정부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이끌었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상무부 장관을 비롯한 핵심 경제부처 장관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한때 국무부 장관 자리를 두고 루비오 의원과 함께 이름이 거론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에너지 차르’로 유력시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 빌 해거티 상원의원 역시 요직에 등용될 것으로 전망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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