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 여기엔 '현산모삼천지교'가 있습니다

김성훈 2024. 11. 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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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부모도 함께 배우는 공동체... 아이들 주도하는 '아동 자치'를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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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 단체사진 2024 해남군사회적공동체 한마당 행사장에서 찍은 단체사진 모습
ⓒ 현산모삼천지교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다. 맹자 어머니가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뜻의 고사성어이다. 공동묘지, 시장, 그리고 서당까지 세 번의 이사가 의미하는 것은 그만큼의 교육 환경이 중요함을 역설하는 것이기도 하다. 당시 교육의 방향이 부모로부터 설정된 것이라면 지금은 어떠할까.

여기 당찬 학부모들이 모였다. 전라남도 해남군 현산면에 모인 5가정의 학부모들이 그렇다. 이들은 다문화, 귀농, 원주민, 이주민 등으로 현산초등학교와 현산중학교에 각각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이다. 이들은 학부모와 아이들의 돌봄 공동체 이름을 '현산모삼천지교'로 정했다

현산모삼천지교는 2022년 기존 원주민을 중심으로 구성되었고, 2024년에는 농산어촌 유학 학부모와 원주민이 결합하여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해 사업의 경우, 전라남도 행복드림 돌봄공동체 공모 사업을 통해 운영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부모들은 해남군뿐만 아니라 타 시군에서 유입된 이들인데, 특히 인적 자원이 다재다능하다. 예를 들어, 직업훈련 교사, 평생교육사, 한식 조리사, 육상특수 무선 기사, 사회복지사 등 그 이름만 들어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현재는 5가정에서 출발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층위의 가정과도 결합할 예정이다. 그들은 더 많은 아이 참여를 기다린다면서, 또 다른 공동체가 생겨도 함께 협력하여 전남 현산의 아동과 학부모 모두의 힘을 모으고 싶다고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부모들이 적극 참여하는 자녀 교육
▲ 나도 유튜버 교실 성장캠프 일환으로 나도 유튜버 교실 강좌를 열었을 때 모습
ⓒ 현산모삼천지교
삶의 다양한 경로에서 살아온 이들이 모이자 다같이 공통으로 외치는 말이 있다. 마을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했으면 한다는 것이 첫 번째요, 스스로의 생각을 의견으로 개진해 공동체의 생활을 개선해 나가는 '아동 자치'가 가능한 민주 시민의 역량을 기른다는 것이 두 번째이다.

이와 같은 목표에서 공동체 '현산모삼천지교'는 부모들이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부모가 직접 아이들의 돌봄 교사가 되어 다문화, 경제, 음식, 미디어, 나눔의 5개 키워드로 대화모임, 성장캠프, 선진지 견학, 활동 공유회 등을 기획하여 함께 삶을 꾸려가고 있다.

이들의 다양한 활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회계 전문가인 아빠가 용돈 기입장 쓰는 법을 알려주고, 일본에서 이주한 가족은 일본 놀이와 식문화를 공유한다. 또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는 방법을 배우고, 마을 분식점을 열어 요리 체험도 해본다.
▲ 팝업 경제 부스 운영 경제 부스 운영 현장 사진
ⓒ 현산모삼천지교
중요한 건 이들 말로 '놀이판'에 가급적 어른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판을 만드는 것은 어른이 도와주지만 세세한 것은 아이들이 토론하고 토의하는 과정에서 운영된다는 것이다.

약 10일 전 2024 해남군 사회적 공동체 한마당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흔히 '빅 마우스'라 불리는, 즉 목소리 큰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자치가 아니라는 점이 더 좋다고 했다.

공동체에서 개선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를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는 환경에서 안전하게 서로 간 대화하고 그것을 수렴하는 과정, 실행하는 주체들에게 부여되는 역할 분담이 있어야 하고 마지막에는 그러한 성과를 공유하고 더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자치'이지 않겠냐며, '현산모삼천지교'가 설정한 교육의 가치를 되새기기도 했다.
▲ 성장캠프 건강한 먹거리 교실 성장캠프 건강한 먹거리 교실 현장 사진.
ⓒ 현산모삼천지교
물론 이제 첫 걸음마를 뗀 만큼, 큰 목표를 따라가기에는 여전히 시행착오가 있다.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자치에는 정답이 없다, 비밀이 없다, 끊임없는 공부(학습)를 해야 한다'는 그 말대로, 현실에 맞게 적용해 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 구성원은, 지금은 매우 미약한 힘일지라도 시작이 반이니 아동 자치 마을 현산면을 기대할 만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 전남 순천시 별량면 선진지 견학 선진지 견학 갔을 때 찍은 단체사진
ⓒ 현산모삼천지교
해남군사회적공동체 한마당에서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악기 연주를 마치고 나눈 소감의 장에서, 방승욱 학부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두달여의 짧은 기간이지만, 멋지게 해낸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다. 여전히 우리는 우리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그것이 민주 교육이자, 자치 교육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의 의견을 포함하여 부스 운영도 해보고, 내년인 25년 계획도 세워 볼 예정이다. 관심을 가져준 다른 마을 공동체 분께도 감사드린다."

올해 이들은 동네방네 학습모임을 통해 주민자치의 개념을 이해하고, 자치 놀이 체험, 마을 자원 답사, 미디어 이해, 참여예산 이해 및 의제 실행계획서 작성, 청소년 정책 박람회, 성과 공유회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었는데, 11월 현재 이미 그 목표의 80% 이상을 달성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개념이 어려워 설명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따분해 하고 힘들어했지만, 차츰차츰 마음과 몸으로 자치의 개념이 받아들여 지지자, 지금은 곧잘, 대화를 해보자거나, 계획을 짜보자는 등의 건의를 학부모에게 하기도 한다. 무엇이 이 시대에 필요한 교육인지는 이들 '현산모삼천지교'를 통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 문화다양성 인정 강좌 문화다양성 인정 강좌 현장 사진
ⓒ 현산모삼천지교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이 공동체의 중간지원조직인 해남군사회적공동체지원센터에서 주민자치팀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여러 단체를 만나는 중, 이들 '현산모삼천지교'가 여러 공동체에 알릴 만한 교육적 가치가 있다고 보여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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