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시신 유기’는 계획 범죄… 내연관계 갈등이 원인
화천 북한강 시신 유기 사건은 군 장교의 계획된 살인 사건으로 드러났다. 유부남이던 군 장교가 내연관계에 있던 여성 군무원과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 헤어지는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경찰청은 12일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 B씨(33)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군 장교 A씨(38)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다음 날 오후 9시40분쯤 강원도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전에 위조 차량번호판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A씨는 B씨를 살해한 후 번호판 모양의 이미지를 출력, 자신의 차량 번호판에 붙인 뒤 사건 현장에서 북한강까지 사체를 싣고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 진급 예정자로 10월 28일쯤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다. 사이버사는 사이버전을 시행하는 국방부 직할 부대다.
피해자 B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지난달 말 계약이 만료됐다.
지난해 7월부터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A씨와 B씨는 올해 초부터 내연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다가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군부대 주차장에 정차된 차 안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B씨를 살해했다. 이들은 헤어지는 문제로 지속해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피해자 시신을 옷을 덮어 방치한 후 범행 당일 오후 9시쯤 주거지 인근 공사장에서 피해자의 사체를 훼손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 화천 북한강 일대를 찾아 사체를 유기 은닉했다. A씨는 10여년 전 화천지역 군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군 장교는 기혼자, 피해자는 미혼으로 사건 당일까지 사귀던 사이”라며 “사건 당일까지 지속해서 갈등이 이어졌고 더 이상 연인 관계를 지속하기 힘들어서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13일 A씨의 신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일 오후 2시45분쯤 화천체육관 앞 북한강에서 시신 일부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신체 일부에 대한 지문감식, DNA 감정 등을 통해 피해자 신원을 확인했다. 이후 피해자 통화내역 등 통신수사, 피해자 가족탐문 등을 통해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3일 오후 7시12분쯤 서울 강남구 일원 지하도로에서 30대 후반 A씨를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 은닉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A씨는 범행 후 피해자인 척 행세하며 문자를 보내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차 안에서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 측에 남은 근무 일수에 대해 ‘휴가 처리해 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B씨는 임기제 군무원으로 10월 31일까지 출근해야 했다. 피해자가 무단결근했을 경우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심지어 A씨는 B씨의 가족과 지인에게도 메시지를 보내며 범행을 감추려 했다.
A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다가 검거된 서울 강남구 일원역 일대 주차장 배수로에 휴대전화를 버리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수색을 이어온 경찰은 4일 오전까지 사체를 전부 인양했다. 북한강 일원에선 모두 8개의 비닐봉투가 인양됐다. 봉투에는 훼손된 시신과 함께 시신이 금방 떠오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돌덩이가 함께 들어있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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