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년전 흔적…국보 암각화서 '활쏘기'대회 열리는 이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국보 제285호 울산 '반구천 암각화' 일원에서 국제 규모의 활쏘기 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반구천 암각화에는 선사인(先史人) 들이 짧은 활로 사냥하는 장면이 묘사돼 있어, 한반도 활쏘기 기원이 7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의미를 지닌다.
울산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활쏘기 대회를 세 차례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반구천 암각화 주변에선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활쏘기 대회를 열 수 없다. 하지만 울산시는 문화재청에 행사 취지와 중요성을 설명, 허가를 받아냈다. 활쏘기 관련 이야기가 세계문화유산 등재 성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15일에는 반구천 암각화 인근인 울주 화랑체육공원에서 울주군수배 궁도대회가 시작되고, 16일에는 같은 곳에서 울산시장배 궁도대회, 17일에는 반구천 암각화와 근접한 집청정(조선 후기 정자) 앞마당에서 반구천 암각화 활쏘기 대회가 순차적으로 열린다. 울산시는 내년 10월엔 세계 50여 개국이 참여하는 세계궁도대회를 열 계획이다.
반구천 암각화에서 발견된 350여 개의 문양 중에는 활 쏘는 장면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는 울산이 활의 기원지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유산으로 평가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성공 기원과 함께 울산의 활쏘기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울산을 세계 궁도 중심 도시로 만들어가겠다"며 "대한궁도협회 울산 이전, 대한민국 궁도센터 건립 등의 사업도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선사시대 활쏘기의 실제 증거가 있다는 의미와 함께 반구천 암각화는 존재 자체가 한반도 선사문화의 정수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대곡천과 맞닿은 절벽에 새겨진 바위 그림, 반구천 암각화를 볼 수 있다. 높이 4m, 너비 10m 크기의 매끈한 바위 표면에는 호랑이·멧돼지·사슴 등 다양한 동물과 사냥 장면이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다. 작살 맞은 고래와 고래잡이 과정이 묘사된 부분은 세계적인 역사 자료로 평가받는다. 반구천 암각화는 1971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발견돼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라고도 불린다.
이와 별도로 최근엔 울산 시내 곳곳에 세계 유명 거리예술 작가가 그린 벽화 등이 걸렸다. 이들 작가는 선사시대 바위 그림인 반구천 암각화가 거리예술의 시원(始原)이라고 보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응원하자는 차원에서 재능기부를 했다. 참여 작가는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의 선거 유세 포스터를 그린 미국 셰퍼드 페어리, 포르투갈의 로댕으로 불리는 조각가 빌스, 웃는 노란 고양이 그림인 ‘무슈샤’로 유명한 토마 뷔유,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문화예술 부문 훈장을 받은 존원 등이다.
반구천 암각화는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 후 현재 정식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등재 여부는 내년쯤 결정된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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