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그래미가 택한 여성들... '디스곡'도 후보 올랐네
[이현파 크리에이터]
▲ 올해 그래미 어워드에 총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비욘세 |
ⓒ 연합뉴스/EPA |
지난해 그래미 시상식에 불었던 '여풍'은 올해에도 건재하다. 2024년의 팝 음악을 상징하는 여성 뮤지션들이 여러 부문에서 강력한 기세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레코드상', '올해의 앨범상',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상' 등 그래미 어워드를 대표하는 4개의 주요 부문(General Field) 후보 내역이 좋은 근거다. 모든 분야에서 여성 뮤지션들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올해의 앨범상'의 경우 여덟팀의 후보 중 남성 뮤지션은 안드레 3000, 제이콥 톨리어 등 단 두 팀뿐이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찰리 XCX는 올해 그래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이름이다. 올해 6월 정규 앨범 < Brat >을 발표한 찰리 XCX는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레코드상, 올해의 앨범상을 비롯한 총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찰리 XCX가 이 시상식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이기 아잘레아와 함께 부른 'Facny' 이후 처음이다. 피쳐링곡을 제외한 자신의 작품으로서 그래미 후보에 오른 것 역시 처음이다. 전자음악에 대한 자신의 오랜 애정을 자신의 개인적 서사와 접목한 < Brat >은 Z세대 사이에서 'Brat Summer'라는 문화적 현상마저 일으켰다. 찰리 XCX의 선전은 이 현상의 반영이기도 하다.
▲ 존 레논의 미공개곡에 AI 기술을 접목해 완성한 비틀스의 노래 'Now and Then'은 올해의 레코드상 후보에 올랐다. 사진은 1964년 리버플에서 찍힌 비틀즈. |
ⓒ 연합뉴스/AP |
정규 앨범 < COWBOY CARTER >에서 컨트리 음악을 통해 흑인의 역사를 성찰한 비욘세(Beyonce)는 총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자신의 그래미 노미네이트 횟수를 99회로 늘렸다. 현재 비욘세는 그래미 어워드 역사상 최다 노미네이트 및 최다 수상이라는 기록을 보유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래퍼 드레이크(Drake)와의 디스전에서 사실상 승리한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는 디스곡 'Not Like Us'를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레코드상, 최우수 랩 노래상 등 총 7개 부문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디스곡이 이 시상식의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것 역시 처음이다.
예상외의 이름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존 레넌의 미공개 곡에 AI 기술을 접목해 완성한 비틀스의 노래 'Now and Then'은 올해의 레코드상 후보에 올랐다. 비틀스는 이로써 1965년 이후 60년 만에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되는 기록을 세웠다. 아웃캐스트(Outkast) 출신의 래퍼 안드레 3000은 < New Blue Sun >으로 '깜짝' 올해의 앨범상 후보가 됐다. < New Blue Sun >은 랩이 아니라 플루트 연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아방가르드즈 재즈 앨범이다. 두아 리파(Dual Lipa),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 등 기대를 모았던 스타 뮤지션들이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스넙(Snub)' 사태 역시 벌어졌다.
한편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 작곡가, 엔지니어, 프로듀서, 평론가 등 음악 산업 종사자들로 구성된 레코딩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시상식으로서, 대중음악에서 가장 높은 위상을 자랑하는 시상식이다. 제67회 그래미 어워즈는 오는 2025년 2월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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