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금투세 폐지에 ‘고액자산가’ 잡기 경쟁 본격화

황인욱 2024. 1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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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證, 강남 3개 지점 통합 대형점포 개점
‘美 부동산 투자 강화’ 등 맞춤 서비스 신설
리테일 부문 강화 실적 개선 타계책 ‘주목’
연말 큰 손 투자자 이탈 제한 전망에 고액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연말 큰 손 투자자의 증시 이탈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 속에 증권사들의 고액자산가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WM) 서비스는 중소형사들의 리테일 부문 실적 개선 타개책으로도 떠오르고 있어 서비스 차별화·다양화가 전망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신증권·유안타증권·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고액자산가 전용 지점을 개설하거나 자산관리 서비스를 신규 출시했다. 관련 컨퍼런스 행사를 개최해 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커뮤니티 형성을 돕기도 했다.

우선 대신증권은 이달 초 강남지역에 위치한 3개 지점인 강남선릉센터·압구정WM센터·청담WM센터를 통합해 강남금융센터를 출범시켰다. 이번 대형점포 개점은 법인자산과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자산관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다.

강남금융센터는 서울 주요 업무지구 중 하나인 강남 내 테헤란로에 개점해 고액자산가의 접근성을 높였다. 센터는 세무·부동산 등 자산관리 분야별 전문가를 배치해 고객 맞춤형 투자 컨설팅과 상속·증여 등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하겠단 계획이다.

유안타증권은 법인자산과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미국 부동산 투자 및 자산관리 자문 서비스 강화에 돌입했다.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미국 부동산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미국 부동산 종합 솔루션 플랫폼 ‘코리니’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향후 유안타증권은 미국 부동산 전문가 컨설팅부터 대출 은행 연결·매입·임대 관리·매각·외환 서비스까지 올인원(All-In-One)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가문 단위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인 ‘GWM 패밀리오피스’에서 컨퍼런스를 열었다. 고객 간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내년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다.

GWM 패밀리오피스는 초고액자산가의 가업 운영 및 승계전반에 대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운영된다. GWM은 연 단위로 고객을 선정해 글로벌 투자·세무·부동산 등 각 분야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팀을 통해 가문별 맞춤 컨설팅을 제공한다.

박재현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이 지난 5일 서울 역삼동 조선팰리스 강남 호텔에서 열린 ‘GWM 패밀리오피스 컨퍼런스 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증권업계의 고액자산가 유치 경쟁은 금투세 폐지로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투세는 당초 내년 1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었으나 야당이 입장을 바꾸며 폐지로 가닥이 잡혔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일정금액 이상 소득에 대해 전면 과세하는 제도로, 5000만~3억원의 수익에 대해 22%, 3억원 초과분에 대해 27.5% 최고세율을 적용한다. 시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큰 손’의 증시 이탈에 따른 충격 전망에 시장 반발이 예상돼 왔는데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사라지게 됐다.

금투세 폐지에 더해 올해부터 양도세 부과 대상이 되는 대주주 기준도 기존 종목당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으로 올라가며 고액자산가의 세금 회피성 자금 이탈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고액자산가 서비스는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개선 묘책으로도 부각되고 있어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중소형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지속과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사들은 성장세를 보였는데 리테일 실적이 결정적인 차이로 지목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1587억원으로 ‘1조 클럽’ 복귀에 성공한 가운데 같은 기간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누적 영업익도 각각 9949억원, 9145억원에 달해 ‘1조 클럽’ 달성이 유력하다.

이는 고객자산 순유입과 퇴직연금 예탁자산의 증가 등 자산관리 부문에서의 고객기반 성장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의 경우, 리테일 고객자산이 7조7000억원 순유입되며 고객 총자산이 313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기업금융(IB)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들은 리테일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부동산 PF 부실 리스크 여파를 이어갔다. iM증권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 규모가 1100억원을 넘어섰다. SK증권은 올 상반기 535억원의 순손실을 낸 가운데 하반기도 부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브로커리지의 비약적 성장이 증권업종의 핵심 주목 요소”라며 “고액자산가 등 차별화된 리테일 고객 기반을 보유한 대형증권사의 시장점유율 방어가 돋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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