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철 소장 “올해 대입, 졸업생 강세…수능 자격고사 및 논‧서술형 도입 필요”

유민지 2024. 11. 12. 0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이 서울 종로구 진학사 본사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올해 대입의 가장 큰 특징은 N수생 대거 유입입니다. 졸업생에게 불리한 교과 전형까지 경쟁률이 상승했어요. 의대 증원과 전공자율선택제(무전공 입학)로 선택지가 늘었고 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달 초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25학년도 대입 특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우 연구소장은 올해로 입시 업계에서 20년간 근무해 온 베테랑 입시 전략분석가이다.

2025학년도 대입은 혼돈 그 자체다. 의대 증원, 무전공 입학, 교대 정원 축소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한 번에 몰린 해이기도 하다. 여기에 역대 최대 규모의 졸업생 응시까지 겹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역 고3인 2006년생들은 “06년생만 너무 불리하다”라고 불평하기도 했다.

N수생이 이끈 수시 전형 경쟁률 상승

우 소장은 지난해 대입과 올해 대입의 가장 큰 차이는 모든 수시 전형에서 경쟁률 상승을 꼽았다. 2024학년도 대입은 킬러문항 배제 및 문·이과 통합형 수능 영향으로 이과 졸업생이 증가했고, 이에 논술과 학생부 종합 전형의 경쟁률이 상승했다. 우 소장은 “올해 수시 특징은 학생부 종합, 논술전형의 지속적인 강세와 함께 교과 전형 경쟁률의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수시 모든 전형의 경쟁률 상승의 원인은 두 가지 이유다. 우 소장은 “첫 번째는 의대 증원 및 무전공 입학 등으로 많은 대학에서 교과 전형 선발을 하게 됐다. 졸업생이나 재학생들 사이에서도 교과 전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며 “두 번째는 기대감이다. 지난해 교과 전형 경쟁률이 낮아지다 보니 입결이 무너졌다. 올해 교과 전형을 쓰면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교과 전형 경쟁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도 했다. 우 소장은 “의대와 무전공 입학 등 선발 인원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 이상 교과 전형 쪽으로 힘이 실릴 것”이라며 “한동안 이런 추세도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이 서울 종로구 진학사 본사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2026 사탐런, 올해 수능 난이도가 결정

2025학년도 대입의 또 다른 키워드는 ‘사탐런’이다. 사탐런은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을 과탐이 아닌 사탐으로 응시하는 현상을 뜻한다. 우 소장은 사탐런 증가는 가시적인 현상이지만, 올해 사‧과탐 난이도 차이에 따라 내년 사탐런 가능성이 달라진다고 봤다.

우 소장은 “올해 사탐런 현상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인문계열 응시자가 많아서거나 자연계열에서 사탐을 응시하는 수험생이 많아서”라고 평가했다.

주목할 것은 ‘사탐 응시자 수’가 아닌 ‘사탐1, 과탐1’을 응시한 학생들이다. 우 소장은 “지난해 사탐 하나, 과탐 하나를 응시한 수험생은 4%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0.3%나 증가했다”며 “자연계에서 수학과 탐구과목 지정과목 폐지가 도화선이 됐고, 상위권 대학의 사‧과탐 통합변표로 인한 과탐 유리함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연 계열 학생들이 사탐을 선택하는 이유가 과탐에 비해 사탐의 공부량이 절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라며 “올해 수능에서 사탐과 과탐의 난이도 차이에 따라 내년 사탐 응시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무전공 입학, 전과 복수전공 등 벽 허물어야

의대 증원이 자연 계열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면, 무전공 입학은 문‧이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특히 수험생들은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맞춰온 과로 진학해야 할지, 선발 인원이 많은 자율전공학부(무전공 입학)로 원서를 넣어야 할지 고민이 컸다.

우 소장은 AI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에 맞춰 융복합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큰 전제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다만 유형1(계열 또는 단과대별 모집 아닌 완전 무전공)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기보다는 인문과 자연 무전공으로 입학 후 자유로운 전공 선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소장은 “동국대는 수시에서 열린전공학부(무전공 입학)를 인문과 자연 계열을 따로 선발하되, 입학한 후에는 사범‧예술‧약대 등을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며 “대학들은 학생들의 학과 선택권 보장을 위해 전과, 복수전공, 이중 전공, 다전공 등 제한을 풀어 학생들이 자신의 모집 계열 내에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이 서울 종로구 진학사 본사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수능 개편…‘수능1’ 자격고사화 ‘수능2’ 논‧서술형

지난달 국교위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언급된 논‧서술형 수능을 두고도 찬반이 뜨겁다. AI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대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평가 및 채점 방식을 두고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 연구소장은 완전한 논‧서술형 시험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그는 “논‧서술형 시험은 대학별 고사가 아닌 국가 주도 시험이다. 수능처럼 정답이 딱딱 나오는 시험이 아니기에 출제와 채점 방식 등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수능 자격고사화’ 및 변별력을 위한 ‘수능 이원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 소장의 의견이다. 우 소장은 “우리와 동일하진 않지만, 미국의 SAT1은 수능이고, SAT2는 논‧서술형 시험과 비슷하다. 수능을 자격고사화시키면 변별력이 떨어지겠으나, 이 성적만으로 학생을 뽑겠다는 비수도권 대학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의대나 서울권 대학들은 분명히 변별력을 원할 테니, 해당 대학 진학을 원하는 수험생들은 수능2까지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