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K-트랙터' 업체, 지구촌 누비며 신시장 공략에 박차
정부의 밀착 지원으로 유럽·필리핀 등 현지에서 로드쇼 펼치며 찾아가는 마케팅 전개
필리핀 장·차관과 바이어 등 참여
400만 달러 규모 신규 계약 수주
‘농기계 생산단지’ 현지 조성 속도
튀르키예·포르투갈에서도 성과
K-농업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국내 트랙터 업체들이 유럽·필리핀 등 현지에서 로드쇼를 개최하며 찾아가는 마케팅을 전개해 주목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농기계 수출 업계와 현장 간담회를 개최해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해 지난 6월부터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과 대동·TYM·LS엠트론 등 농기계 3사의 신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 로드쇼를 지원했다.
대동, 튀르키예에서 트랙터 80여 대 수주
대동은 튀르키예를 타깃시장으로 로드쇼를 개최했다. 농기계 단일시장 규모 세계 4위인 튀르키예 시장은 한국형 트랙터에 대한 수요가 크지만 정보 수집과 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진출이 쉽지 않았다. 대동은 정부 지원 사업을 발판 삼아 튀르키예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4·5일 튀르키예의 코니아와 앙카라 외곽에서 펼쳐진 로드쇼는 현지 농민 500여 명이 참관했다. 이번 로드쇼로 트랙터 80여 대에 대한 주문이 이뤄져 수출을 앞두고 있다.
강덕웅 대동 글로벌사업본부장은 “튀르키예는 잠재력이 있는 시장으로 최근 엔진 관련 규제가 바뀌면서 대동이 진출할 수 있는 최적기라는 판단에 이번 로드쇼를 기획했다”며, “그간 진행해온 시장조사와 노력, 준비가 정부의 지원 사업과 만나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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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M, 정부·농민에 직접 홍보 통해 효과 높여
TYM은 대정부·대농민 직접 홍보가 중요한 필리핀 시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로드쇼를 선택해 지난 7월 24·25일 현지 농민과 딜러 1000명이 참여한 대규모 로드쇼를 진행했다.
TYM은 필리핀 장·차관급 고위 간부를 초청해 리셉션을 개최하는 등 핵심 인사 네트워킹을 통해 우호적 환경을 조성했다. 로드쇼를 통해 55마력 트랙터 약 400만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을 수주했으며, 소비자 만족도 등을 집중 홍보해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또 제품 시연회를 개최하고, AS 기술교육 등을 제공해 서비스 네트워크와 부품 공급망을 확대했다.
김호겸 TYM 글로벌사업본부장은 “필리핀 현지 농민과 딜러 등에게 TYM 브랜드를 집중 홍보할 수 있는 자리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며, “필리핀은 잠재력이 큰 시장인 데다 베트남 등지로 뻗어가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 가능한 만큼 사업을 더욱 확대해 동남아 거점 시장으로 필리핀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LS엠트론, 유럽 내 누적 판매 3만대 넘어
소형부터 중형까지 시장 맞춤형 트랙터로 포르투갈에 진출한 LS엠트론은 지난 6월 15일 포르투갈 팰리스 호텔 몬테 레알에서 로드쇼를 개최했다. 40개 대리점 132명이 참가해 현지 바이어 80여 명을 상담했다.
LS엠트론은 2003년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유럽에 진출해 올해 유럽 내 누적 판매 3만대를 넘어섰다. 포르투갈 진출 20주년이 되는 올해 정부 지원을 받아 대규모 현지 로드쇼를 개최하며 브랜드 홍보 활동을 전개해 경기 침체로 움츠러든 유럽 수출의 동력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LS엠트론은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중형 MT7 모델을 공개하는 한편 포르투갈 민속 무용단의 축하공연 등 파티 형식의 로드쇼로 현지 바이어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상민 LS트랙터사업 본부장은 “정부 지원으로 진행한 이번 포르투갈 로드쇼를 기점으로 유럽에도 신규 중대형 라인업을 소개하며 유럽 고객과 딜러들의 큰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북미와 유럽의 전략 시장을 중심으로 한 유통 인프라와 R&D 투자를 지속하고, 이번 로드쇼처럼 LS엠트론의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고객 접점의 마케팅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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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추진된 ‘생산단지 조성’ 본격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서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농기계 생산단지가 빨리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축구장 46개 규모의 한국 농기계 생산단지가 설립되면 필리핀의 환경과 작물에 적합한 농기계가 개발·보급됨은 물론 국내 농기계 업체들의 동남아 진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7년부터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중심으로 추진된 필리핀 내 한국 농기계 생산단지 설립은 이번 정부에 들어서며 논의가 본격화돼 지난해 6월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에게 한국 농기계 생산단지 설립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후 현지 후보지가 선정되고 지난달 윤 대통령의 필리핀 순방을 계기로 MOU가 체결되며 양국 간 농기계 협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이 한국 농기계에 지원사격을 할 정도로 K-트랙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대동·LS엠트론·TYM은 정부 지원과 함께 해외 현지 서비스를 강화하고 신규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들 기업에 대해 시기별로 전략을 달리하며 수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농산업 수출 활성화 예산을 33% 확대 편성하는 등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맞춤형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농기계 로드쇼, 농기자재 박람회 한국관 참가, 바이어 매칭 수출상담회 등을 통해 수출 업체들을 지원해왔다.
농식품부 이상만 농식품혁신정책관은 “K-푸드의 수출 성공을 발판 삼아 농식품 전후방 산업의 수출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우리 수출 기업들이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현장 밀착 지원과 품목 다양화 등 다각도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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