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청각장애인·비장애인 위한 '우리금융X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연주회' 성료
‘편견 없이 행복한 화합’ 메시지 담아
청각장애인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가 ‘제19회 우리금융X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 정기연주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진행된 연주회는 재즈를 메인으로 뮤지컬, 춤곡, 일렉을 가미한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하모니를 선보이며,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과 배려를 통해 서로 편견 없이 행복하게 화합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올해는 우리루키 프로젝트 시즌1을 통해 청각장애인 101명에게 소리를 선물한 우리금융미래재단과 함께 했다.
2003년 창단한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은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로 소리를 듣는 청각장애 유소년 클라리넷 연주단이다. 창단 이듬해부터 매년 11월 정기 연주회를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해 현재 수석 단원으로 활동 중인 손정우(28)씨는 앙상블을 통해서 ‘청각장애’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많은 위로를 얻었고, 클라리넷 전공이라는 꿈을 꾸다가 음악 대학에 합격하는 성과도 이뤘다.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인 손 씨는 “청각장애인도 음악이라는 불가능의 영역에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클라리넷은 사람의 음역과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내는 악기로, 청각장애인의 발성과 언어 재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랑의달팽이는 클라리넷앙상블을 통해 청각장애인도 음악을 듣고 즐기며, 대학교에서 전공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한 셈이다.
2015년 인공와우 수술 후 특수교사를 꿈꾸는 조아영(21)씨도 “앙상블 활동을 통해 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스스로 발전할 기회를 많이 가졌다”며 “음악으로 장애 학생들과 소통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싶다”고 전했다.
앙상블 단원들은 학생 또는 직장인이라는 역할로 바쁘지만, 정기연주회와 같은 큰 공연을 앞두면 주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1주일에 2~3회씩 연습한다. 단원들은 인공와우 수술이나 보청기를 착용해도 비장애인보다 음악의 미세한 음정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클라리넷 연주를 하는 것이 비장애인에 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고등학생인 이주원(17)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앙상블 공연을 보고 저도 멋지게 연주하고 싶어 단원 활동을 시작했다”며 “단원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 앞에서 음악으로 저를 표현하는 것에 자신감이 생겨서 좋다”며 활짝 웃었다.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 단원들은 공통으로 ‘소통’을 이야기했다. 청각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평등하게 소통하고 화합하는 사회를 꿈꾼다고 했다. 사랑의달팽이 역시 클라리넷앙상블을 통해 그 꿈에 한 걸음 다가가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지원 중앙일보M&P 기자 park.jiwon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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