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살아남긴 했지만… 소수여당 이끌며 ‘식물총리’ 될 수도

김철오 2024. 11. 1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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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총선) 이후 새 총리를 선출하는 특별국회에서 30년 만의 결선투표 끝에 총리로 재선출됐다.

소수 여당 체제에서 제2·3야당에 정치적 빚을 지면서 겨우 출범한 이시바 2차 내각은 향후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시바 총리는 11일 특별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중의원 총리 지명 결선투표에서 전체 465표 중 221표를 얻어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160표)를 제치고 제103대 총리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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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원 결선투표서 노다 대표 눌러
제2·3야당에 정치적 빚 지며 재집권
‘캐스팅보터’ 야당 대표는 불륜 사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1일 특별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중의원 총리 지명 선거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뒤 동료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총선) 이후 새 총리를 선출하는 특별국회에서 30년 만의 결선투표 끝에 총리로 재선출됐다. 소수 여당 체제에서 제2·3야당에 정치적 빚을 지면서 겨우 출범한 이시바 2차 내각은 향후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칫 ‘식물 총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11일 특별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중의원 총리 지명 결선투표에서 전체 465표 중 221표를 얻어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160표)를 제치고 제103대 총리로 선출됐다. 앞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1·2위가 결선투표를 치렀다. 중의원 총리 지명 선거에서 결선투표가 실시된 것은 1994년 이후 30년 만이자 일본 국회 사상 5번째다. 중의원 1차 투표와 결선투표 사이에 치러진 참의원 총리 지명 선거에선 이시바 총리가 전체 239표 중 142표를 얻어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이시바 총리의 승리를 견인한 ‘캐스팅보터’는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제3야당 국민민주당이다. 1차 투표에서 0표였지만 결선투표에서 84표로 늘어난 무효표의 대부분은 두 정당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두 야당은 자신들의 당대표를 총리로 지명하기로 당론을 모은 뒤 투표에 임했다. 결선투표에서 후보 2명 이외의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는 무효표로 처리되므로 두 야당은 무효표로 이시바 총리의 재집권을 도운 셈이다.

이시바 총리는 1차 내각 각료 중 관방장관·외무상·방위상 등 16명을 2차 내각에서 유임시켰다. 다만 총선에서 낙선한 자민당 출신 각료 2명과 연립여당인 공명당 대표로 취임한 국토교통상은 교체했다. 법무상으로 스즈키 게이스케 전 외무성 부대신, 농림수산상에 에토 다쿠 전 농림수산상, 국토교통상에는 공명당 소속 나카노 히로마사 전 경제산업성 정무관이 기용됐다.

이시바 총리는 임기 연장과 2차 내각 출범에는 성공했지만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달 1일 취임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승부수로 던진 총선에서 참패한 탓이다. 연립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이시바 내각은 야당 협력 없이는 법안과 예산안을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야당 대표들과 면담한 뒤 “야당 의견을 성실하고 겸허하게 들으면서 모든 것을 결정해 가고자 한다”며 몸을 낮췄다.

총선에서 의석수를 4배 늘리며 원내 4당으로 약진한 국민민주당은 근로소득자 면세 기준인 103만엔을 178만엔으로 상향하는 이른바 ‘103만엔의 벽’을 허물어 달라고 자민당에 요구하고 있다.

총리 지명 선거의 ‘킹메이커’로 주목받은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이날 주간지에서 폭로된 탤런트 고이즈미 미유키와의 불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교도통신은 “국민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다마키의 대표직 유지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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