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원엔 240억원 더 주고 검찰선 500억원 뺏는 민주당

2024. 11. 12. 00: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찬대 원내대표. 전민규 기자 / 20241111


이재명 대표 15일 선고 앞두고 속 보이는 행태


문재인 정부서 특활비 필요 역설한 일 잊었나


어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기관의 사건 조작에 대해 공소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5일과 25일 각각 열리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사건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내놓은 검찰 압박으로 보인다. 2년 넘게 끌어 온 이 대표 사건의 판결이 임박하자 민주당은 의아한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법원을 향한 아부성 조치도 두드러진다.

2016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인 국가 전체 예산 대비 사법부 예산 비중이 9년 만에 반등한 과정에서도 민주당의 도움이 컸다. 덕분에 내년도 사법부 예산은 정부안보다 246억원을 늘려 편성하게 됐다. 판사 임용을 위한 법조 최소 경력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사업부의 숙원이었는데, ‘친명’ 김용민 의원의 대표 발의로 최근 본회의를 통과했다. 21대 국회에선 같은 법안을 민주당 의원 주도로 부결시켰었다.

민주당의 태도가 이 대표 1심 선고와 무관치 않다는 것은 정치권도 알고, 법관들도 안다. 법원을 대하는 자세부터 달라졌다. 지난달 24일 국정감사 과정에서 김우영 의원이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에게 “법관 출신 주제에”라고 발언하자 이 대표가 ‘엄중 경고’했다. 김 의원은 곧바로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직에서 사퇴했다. 심지어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오후 11시를 넘긴 법무부·서울고등검찰청과 달리 서울고등법원(19시9분), 대법원(22시16분)은 일찌감치 일정을 끝냈다. 과거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임성근 전 판사를 억지로 탄핵 소추했던 그 민주당이 맞는지 다시 볼 정도다.

민주당은 검찰에 대해선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 검찰의 특수활동비 80억원과 특정업무경비 506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결과적으로 법무부 소관 예산·기금을 정부안보다 487억원 줄였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내역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밝혔으나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인사들은 특활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범계 의원은 법무부 장관 당시 국회에 출석해 “특활비라는 부분이 수사 정보기관에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의원은 장관 시절 특활비 문제 제기에 대해 “그러면 법무부가 일하지 말라는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특활비가 옳지 않다면 민주당 정권에서 바로잡았으면 될 일이다. 느닷없는 전액 삭감 주장을 이 대표 문제와 분리해 생각할 수 있겠나. 법원과 검찰을 대하는 민주당의 극과 극 행동을 국민이 보고 있다. 15일 이후 이어질 이 대표 판결에 따라 돌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금은 사법부 예산을 늘리지만, 마음에 안 드는 판결이 나온 순간부터는 검찰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민주당 메시지가 분명하다. 이런 얄팍한 수에 흔들릴 법원이 아니라고 믿는다.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