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통화 시간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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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시간이 길면 더 친밀한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에서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는 것은 1기 트럼프 행정부 때 끈끈했던 미·일 관계와 온도 차가 느껴지는데다 한국보다 더 늦게, 짧은 시간 통화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2017년 북한 핵실험 때는 60분 넘게 통화했는데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대북관계에 대한 한·미의 이견이 불거져 통화 시간이 짧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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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시간이 길면 더 친밀한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 인사를 나눠야 할 이가 여럿 있는데 그중 먼저 전화하는 이와 나중에 전화하는 이를 결정하는 건 중요도 판단에 따른 것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주요국 정상들 간의 통화를 전하는 보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트럼프와 5분간 통화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5분간 통화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물론 12분간 통화하며 조선업 협력 등을 논의한 윤석열 대통령보다 통화 시간, 내용 등에서 뒤처졌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보다 먼저 통화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는 것은 1기 트럼프 행정부 때 끈끈했던 미·일 관계와 온도 차가 느껴지는데다 한국보다 더 늦게, 짧은 시간 통화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처음 승리했을 때 약 20분간 통화했었다. 통화 시간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건 한국 언론도 마찬가지다. 2018년 3월 1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트와 30분간 통화했는데 짧아진 통화 시간이 걱정스럽다는 보도가 있었다. 2017년 북한 핵실험 때는 60분 넘게 통화했는데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대북관계에 대한 한·미의 이견이 불거져 통화 시간이 짧아졌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 아베와 트럼프가 1시간16분 통화했다는 비교도 포함됐다.
일본 언론의 우려는 통화 시간에 그치지 않는다. 골프도 큰 걱정거리다. 이시바 총리가 골프를 하지 않아 ‘골프광’ 트럼프와의 접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국가 정상 간의 소통이 통화 시간이나 골프 라운딩에 좌우되겠나 싶지만 정치는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가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외부에 비쳐지는 모습이 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을 세계가 지켜보는 시기인 만큼 그와 밀접한 모습을 보이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될 만한 요소다. 윤 대통령이 8년 만에 골프채를 꺼낸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정승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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