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통합 국방연구개발체계 서둘러야

2024. 11. 1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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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시대,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의 첨단기술 군비 경쟁이 치열하다.

한편 세계적 국방 강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통합적 국방연구개발체계를 구축해 신속하고 과감한 국방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국방부 주도하에 육·해·공·해병대·우주군의 연구·개발에 대한 통합적 기획관리를 통해 첨단 무기체계뿐 아니라 사이버, AI, 우주 등 미래 전장을 대비한 첨단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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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냉전 시대,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의 첨단기술 군비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 각국은 무인·자율,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안보환경 속에서 첨단기술 기반 국방력 강화는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다. 특히 첨단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복잡해지고 다변화되는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기술 개발을 넘어 통합적 국방연구개발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미래 전장은 단순히 육·해·공 무기체계의 무력 충돌을 넘어 사이버, AI 등 다차원적이고 시스템적인 대응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국방연구개발체계는 소요군과 합동참모본부가 무기체계 소요 제기·결정을 담당하고, 국방부가 결정된 소요를 검증하면, 방위사업청이 선행연구를 통해 획득 방식을 국내 개발 또는 구매로 결정한다. 이러한 복잡한 절차를 통해 사업추진 전략이 국내 개발에 의한 획득 방식으로 최종 결정되면 국방과학연구소 또는 방산업체가 무기체계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분절적 국방연구개발체계는 담당 기관 간 분산된 의사결정, 중복적 검증 절차, 과도한 감사체계로 인한 책임 회피 등 수많은 비효율과 전력화 지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편 세계적 국방 강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통합적 국방연구개발체계를 구축해 신속하고 과감한 국방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국방부 주도하에 육·해·공·해병대·우주군의 연구·개발에 대한 통합적 기획관리를 통해 첨단 무기체계뿐 아니라 사이버, AI, 우주 등 미래 전장을 대비한 첨단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영국도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기술연구소 주도로 국방 연구·개발의 통합적 기획과 관련 부처 및 민간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방부 산하 병기본부가 국방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으며 방산업체와 학계,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국방연구개발체계가 국방부를 중심으로 군, 방산업계, 대학, 연구기관 등이 각자의 역할과 상호 협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일원화된 국방 연구·개발 거버넌스를 구축·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과거 방산비리 척결이라는 특수한 목적과 배경에서 만들어진 분권화된 현행 국방연구개발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이제는 급변하는 미래 전장과 안보 환경에 대응해 첨단 전력의 보다 혁신적이고 신속한 전력화를 가능케 하는 통합적 국방연구개발체계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한 실행 방안의 일환으로 우리도 주요 국방 강국들처럼 국방부 중심의 일원화된 국방 연구·개발 거버넌스 재구축 추진을 제안한다. 일원화된 국방 연구·개발 거버넌스 발전은 민·관·군 간 긴밀한 연계와 협력을 통해 급변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향후 우리 군의 효과적인 미래 전장 대비와 첨단전력 건설에 초석이 될 전망이다.

하태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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