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노인의 고혈압 관리

2024. 11. 1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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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박사의 젊은 노인 의학 <31>


‘젊은 노인’의 건강이 더 염려되는 겨울이다. 호흡기 질환과 심장 질환, 얼음판 낙상 사고로 가장 많은 위험이 초래되는 계절이다. 겨울이 되면 차가운 공기와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해 우리 몸은 평소와 다른 환경에 노출된다. 특히 노인에겐 이런 변화가 혈압 상승을 유발해 각종 심혈관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겨울철 혈압 관리에 소홀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에 미리 예방하고 관리해야 한다.

겨울철 저온 환경은 혈관을 수축시키기에 심장이 더 강한 압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특히 노인은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있고 동맥 경화가 진행 중인 경우가 적잖아 기온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겨울철에 발생하는 실내외 온도 변화는 혈압 변동의 주요 요인이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혈압이 급상승할 경우 뇌출혈과 같은 치명적인 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겨울철 혈압 관리의 첫 번째 수칙은 ‘체온 유지’다. 목도리나 장갑, 모자 등 보온성을 높여주는 옷을 착용해 체온을 유지하는 한편 실내에서도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추운 날 외출할 때에는 찬바람을 피할 수 있는 의류를 착용해 급격한 혈압 상승을 예방해야 한다.

혈압 관리는 평소 생활 습관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은 겨울철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운동할 때는 갑작스럽게 나가 고강도로 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실내 스트레칭이나 걷기부터 시작해 몸을 천천히 데우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중에는 몸 온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운동 후에는 몸을 서서히 식혀주는 것이 좋다. 파트너와 함께 운동하며 서로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겨울철 혈압 관리를 위한 두 번째 수칙은 ‘저염식’이다. 소금 섭취를 줄이고 짜지 않은 음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면 혈압 상승을 예방할 수 있다. 단백질을 포함한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는 근육 손실을 방지하고 혈관의 탄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백미나 흰 밀가루, 설탕같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는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 등으로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비타민 C·D는 면역력과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겨울에는 활동량이 줄면서 체중이 증가하기 쉬운데 이는 고혈압 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체중이 증가하면 혈압도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꾸준한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열량 조절을 위해 식단에 신경 쓰고 실내 운동으로 활동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우려되는 건 혈압이 갑자기 급상승해 심장마비나 뇌출혈, 뇌혈관이나 심장 혈관의 경색을 유발할 경우다. 이러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으로 연결돼 생명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외출 시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락처를 미리 설정해 두는 것이 좋다. 혈압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갑작스럽게 혈압이 올라가거나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혈압이 안정적인지를 파악해 이상 징후가 있을 때 빠르게 대처하도록 한다. 이상적으로는 아침·저녁에 하루 두 번 측정하는 것이 좋으며 일정 기간 혈압 수치를 기록해 변동 상황을 주치의에게 보고하는 것이 좋다.

의학적으로 완벽한 관리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평안과 안정감을 유지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한편으로 ‘건강한 마음이 건강한 몸을 만든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평안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추운 겨울철의 혈압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겨울철은 고혈압 환자에게 위험 요소가 많은 계절이지만 체계적 관리와 예방에 힘쓴다면 건강한 나날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겨울철 환경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돌보는 건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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