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푸틴에 확전 말라 통화”…크렘린 부인해 논란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구상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해 유럽에서의 평화 목표에 대해 논의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해결에 대한 논의를 위해 조만간 후속 대화를 하는 데 관심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통화에서 유럽에 주둔 중인 상당한 규모의 미군 병력의 존재를 상기시키면서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푸틴에게 조언했다고 WP는 전했다. 이어 “트럼프는 개인적으로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편입)를 지지하는 방향의 협상을 암시해 왔고, 푸틴과의 통화에서 영토 문제를 간략히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9월 말 유세 때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조금 (영토를) 포기했어야 했다. 최악의 협상도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6일 트럼프의 안보참모 쪽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협상안의 하나로 ‘현재 상태’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적대 관계를 종식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유럽 회원국들의 병력을 두 나라의 국경 완충지대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안엔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20년간 나토를 포함한 어떠한 형태의 동맹체에도 가입하지 않는다는 조건도 포함됐다고 한다.
러시아는 이 같은 트럼프발 종전 드라이브에 일단 반발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 “(WP) 보도는 순전히 허구”라고 부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향후 두 정상의 대화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10일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당한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북한군을 포함해 5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켰고, 며칠 안에 진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종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영토 확보를 위한 양측 간 교전이 한층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권 인수팀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옆에 얼굴을 찡그리고 서 있는 사진 위에 “용돈을 잃기까지 38일 남았을 때의 모습”이라며 조롱하는 영상을 공유했다. ‘38일’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공식화되는 12월 17일까지 남은 기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정영교·이유정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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