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외환위기 때 ‘눈물의 비디오’…27년 지나 다시 떠올린 까닭
1997년 12월 한국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수많은 사람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길거리에 쏟아졌습니다. ‘IMF 외환위기’입니다. 대기업의 잇따른 부도로 금융회사까지 부실의 늪에 빠졌습니다. 은행에선 지점 통폐합은 물론이고 감원이 잇따랐습니다. 이때 제일은행 퇴직자의 이야기를 담은 ‘눈물의 비디오(내일을 준비하며)’가 만들어졌습니다. 1998년 3월 제일은행은 48개 점포를 무더기로 폐쇄했습니다. 이 비디오엔 폐쇄 예정인 테헤란로지점에 근무하는 한 차장의 하루와 명예퇴직한 2000여명의 동료, 선배의 소감과 당부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겨 있지요.
이 비디오가 소개되면서 전국이 눈물바다가 됐고 이는 ‘눈물의 비디오’로 불렸습니다. 당시 퇴직한 30대 여직원은 “나는 떠나가지만 남아있는 직원은 제일은행을 위해 똘똘 뭉쳐 으뜸 은행을 만들어 달라”고 눈물로 호소해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이때 나온 말이 ‘사오정’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은 탓에 ‘45세가 되면 정년’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 새로운 사오정, 이른바 ‘신사오정’이란 표현이 생겼습니다. 경제 ‘허리’인 40~50대 중장년층 직장인에게 ‘권고사직’ 바람이 불고 있어서인데요. ‘40·50대면 정년’이라는 뜻입니다. 요즘 특히 대기업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KT·롯데·포스코·이마트를 비롯한 수 많은 기업이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대기업이 이러니 중소기업은 사정이 더욱 좋지 않아요. 중소기업 직원은 회사 측이 “너무 쉽게 나가달라고” 한다고 울상입니다. 직장에서 밀려난 40·50이 재취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질도 떨어지고요. 중장년 노동시장의 일자리, 고임금·고숙련 일자리가 부족해서입니다.
김창규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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