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살림 빠듯해도…3년 연속 지방채 발행 안한다

백경서 2024. 11. 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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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세수(稅收) 감소에도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는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전년 대비 3.2%(3375억원) 증가한 10조9247억원 규모의 2025년 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대구는 최근 3년간 세수가 감소하고 있고 내년에도 공공주택 입주 물량 감소로 취득세 수입 급감이 예상된다. 하지만 대구시는 “마른 수건을 짜낸다는 심정으로 예산을 아껴 쓰고 내년에도 지방채를 새로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내년 지방세 예상 수입은 3조3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사업 시급성과 효과성을 분석해 관행적이고 비효율적인 사업을 과감하게 축소하는 등 강도 높은 세출 재구조화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우리마을 교육나눔 사업, 원어민 보조교사 지원 사업 등 관행적으로 해온 예산 지원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재가노인지원서비스 지원 사업 등 유사·중복 사업을 통합했다.

대신 대구·경북 통합과 신공항 건설 등 미래·산업 혁신 기반을 구축하고 대구마라톤대회 등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사업비로 6455억원을 편성했다. 또 취약계층 생계지원과 영유아 보육, 어르신 일자리 등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지역 필수의료 기능 강화와 전세 사기 피해자와 청년 주거비 부담 경감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5조6116억원을 마련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022년 7월 취임 이후 ‘지방채 발행 없는 재정운영 원칙’을 지켜왔다. 그해 기준 대구시 채무는 2조5758억원으로 매년 이자로만 380억원씩을 갚고 있었다.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19.8%로 서울 바로 다음으로 높은 지자체였다. 홍 시장은 “미래 세대에 빚을 물려줄 수 없다”며 취임 반년 만에 2000억원을 상환했다. 기금·특별회계를 손보면서 체육진흥기금·양성평등기금·시립예술단진흥기금·남북교육협력기금 등 17개 중 8개를 없앴고, 관행적 지출과 불필요한 사업을 중단해 빚을 갚았다고 한다.

대구시 예산담당관실 관계자는 “채무를 계속해서 상환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세수가 급감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대신 신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어린 시절에 빚의 무서움을 알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7살 때인 1961년 5·16 혁명이 났고 혁명정부는 농어촌 고리채 신고를 받아 고리채에 시달리던 서민 애환을 풀어 준 일이 있었다. 우리 집도 고리채 신고를 했는데, 고리대금 업자가 엄마 머리채를 잡고 창녕 남지 길거리를 끌고 다니며 구타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그 뒤로부터 나는 빚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 줄 알게 됐다. (예전) 경남지사로 재직할 때는 채무상환에 주력해 3년 6개월 만에 채무 제로를 달성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2026년 대구·경북의 통합으로 살림살이가 더욱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시장은 “서울특별시와 함께 양대 특별시 체계로 개편되는 ‘대구·경북 특별시’가 출범하면 가칭 광역통합교부금 등 새로운 재정확보 특례를 통해 연간 2조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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