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훼손 유기’ 장교 신상공개 한다…法 “긴급성 없어”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가 경찰의 신상정보 공개 결정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1일 춘천지법은 A씨가 낸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우려가 없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예방을 위한 긴급한 필요가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경찰은 공개 유예기간(8∼12일)이 끝난 뒤인 13일께 A씨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강원경찰청은 지난 7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의 이름, 나이,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했다.
심의위는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권리, 공공의 이익 등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해 신상정보 공개를 의결했다.
2010년 신상정보 공개 제도 도입 이후 군인 신분의 피의자가 신상공개 심의 대상이 된 사례는 A씨가 처음이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씨(33)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께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10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으며, B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를 객관적으로 밝히기 위해 조사에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를 참여시켜 범죄 행동을 분석하고, A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도 암호를 해제해 분석작업을 진행했다.
경찰은 12일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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