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송자료 1.4테라 털었다” 해킹그룹, 대형 로펌 협박

김용현,최원준 2024. 11. 1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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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로펌으로 꼽히는 한 법무법인이 해킹 공격을 당해 소송정보 등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킹그룹 'Trustman0'은 이모(33)씨를 통해 33억여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넘겨주지 않으면 해킹한 정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지난 8월 23일 서울 서초구 A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대표 변호사를 만나 비트코인 30개(약 33억원 상당)를 넘겨주지 않으면 해킹한 A법무법인의 소송 자료를 인터넷상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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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해외도피 공범 추적 중”
국민일보 DB

국내 10대 로펌으로 꼽히는 한 법무법인이 해킹 공격을 당해 소송정보 등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킹그룹 ‘Trustman0’은 이모(33)씨를 통해 33억여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넘겨주지 않으면 해킹한 정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초경찰서는 최근 해외로 도피한 이씨를 공갈미수 혐의로 입건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이씨는 지난 8월 23일 서울 서초구 A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대표 변호사를 만나 비트코인 30개(약 33억원 상당)를 넘겨주지 않으면 해킹한 A법무법인의 소송 자료를 인터넷상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법무법인은 200명 이상의 변호사가 소속된 로펌이다.

이씨는 대표 변호사를 만나 외장하드를 건네면서 외장하드에 소송 자료 등 해킹한 기밀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외장하드에는 A법무법인이 소송을 대리하며 다뤄온 기밀 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에게 이를 사주한 해킹그룹 Trustman0은 다수의 로펌으로부터 취득한 개인정보와 이혼·재산분할·입양·폭행·음주운전·스토킹·마약 등의 민감한 소송 정보, 사업체의 법률 자문 정보 등을 다크웹에 판매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A법무법인은 이씨가 다녀간 이후에도 Trustman0과 이씨로부터 지속적인 협박 메일을 받았다. 이들은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A법무법인의 기밀 자료 1.4TB(테라바이트)를 갖고 있다. 일주일 이내에 30비트코인을 보내면 데이터를 모두 삭제하겠다”며 “유출된 데이터가 다크웹에서 실제로 어떻게 유출되기 시작하는지 확인해 보라”고 협박했다.

하지만 A법무법인은 협박에 응하지 않고 경찰에 이씨를 고소했다. A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는 “추가 해킹을 당할 우려가 있어서 외장하드를 직접 열어보지 않고 경찰에 넘겼다”며 “자체 모니터링 결과 중요하지 않은 문서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찰 수사 착수를 전후로 해외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 주변인 집을 압수수색하는 등 이씨 행방을 쫓고 있다. 이씨에게 협박을 사주한 Trustman0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김용현 최원준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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