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목사 안수 50주년…‘3전 4기’ 쾌거의 열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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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넘게 이름없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시대의 물결과 함께 묵묵히 복음을 전해온 여성 목회자의 사역을 상징하는 단어들이다.
채미라(해성교회)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안수 통과 후에는 여성 목회자를 꺼리는 풍토가 생겨났다"며 "이전처럼 (여성에게) 희생과 봉사를 강요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소명의 시기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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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교단 첫 여성 총회장 배출도
‘무명·소명·공명’
반세기 넘게 이름없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시대의 물결과 함께 묵묵히 복음을 전해온 여성 목회자의 사역을 상징하는 단어들이다.
11일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한문덕 목사)에서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박상규 목사) 여성목사 안수통과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기장 전국여교역자회(회장 이혜진 목사)가 주최했다.
기장은 1974년 제59회 총회에서 여성목사 안수를 통과시켰다. 장로교단으로선 최초의 일이었다. 앞서 기독교대한감리회는 1955년 여성목사 안수를 도입했었다.
이후 기장의 여성 목회자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교단의 중심에서 활약했다. 2021년 9월 열린 106회 총회에서는 여성인 김은경(익산중앙교회) 목사를 총회장으로 선출했다. 이 역시 장로교단 중 최초였다.
기장의 여성안수 제도 도입을 위한 투쟁의 역사는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장 여신도회 전국연합회는 여성 목사제를 허락해 달라고 총회에 건의했지만 부결됐다. 3년 뒤인 1971년 제56회 총회에 여신도회 전국연합회장 강정애 장로의 명의로 청원을 제출했지만 통과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듬해 총회에서도 총 투표수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결국 ‘3전 4기’ 끝에 1974년 총회에서 통과됐는데 이 과정에선 여성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 기장 여신도의 협력과 캐나다, 독일 등 해외 교회의 기도와 격려가 뒷받침됐다. 1977년 11월 8일 경기노회에서는 기장 최초로 양정신 목사가 여성목사 안수를 받았다.
채미라(해성교회)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안수 통과 후에는 여성 목회자를 꺼리는 풍토가 생겨났다”며 “이전처럼 (여성에게) 희생과 봉사를 강요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소명의 시기였다”고 전했다.
기장 교단 여성 목사의 활약은 교회 안팎을 넘나들었다.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을 시작으로 평화통일운동에 앞장서는가 하면 도시빈민·노동자·장애인 등 소외 이웃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이달 초 현재 기장 소속 여성 목사는 총 499명으로 전체 목사 수의 15.4%에 달한다. 여성 총대는 60여명으로 전체 총대의 10%를 차지한다. 한국의 전체 교단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국내 주요교단의 여성목사 안수 허락 과정은 힘겨운 투쟁의 역사다. 60년 넘게 부결이 반복되던 예장통합 총회는 1994년 통과되면서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예장통합 총회는 1933년 여성안수 헌의안을 정기총회에서 처음 다룬 이래 찬반 투표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여성목사 안수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국내 최대 장로교단이자 대표적 보수교단으로 꼽히는 예장합동 총회(총회장 김종혁 목사)에도 영향을 끼쳤다. 예장합동은 지난 9월 열린 제109회 총회에서 ‘여성사역자 강도권과 강도사 고시’를 허락했다. 기존의 여성안수 불허 방침에서 진일보한 결정이다.
이주연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 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끌어냈다”며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여성목사 안수의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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