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엔 4500조원"…글로벌 할랄 시장, K푸드에 기회될까
세계 최대의 할랄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의무화하면서 국내 식품 업계가 분주해졌다. 선제적으로 할랄 인증을 받은 대기업은 본격적인 시장 공략 기회로 삼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인증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성장하는 글로벌 할랄 시장이 ‘K푸드’에 새로운 기회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11일 정부와 식품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할랄인증청(BPJPH)은 지난달 18일 ‘할랄 제품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식음료 등의 할랄 인증을 의무화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에게 허용된 제품을 말한다. 이번 조치에 따라 현지에서 유통·판매되는 식음료는 할랄 인증 여부를 포장지에 표시해야 하고, 비할랄 제품은 정해진 별도 매대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다만 수입 상품 인증 의무는 최대 2년 동안 유예됐다.
4500조원 할랄 식품 시장, 규제 확산하나
글로벌 할랄 시장은 주요 이슬람 국가의 성장과 함께 꾸준히 커지고 있다. 이슬람협력기구(OIC)에 따르면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지난 2021년 기준 약 19억 명(24.9%)으로 전 세계 4명 중 1명은 무슬림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지니스 인사이트는 글로벌 할랄 식음료 시장이 무슬림 인구 증가에 힘입어 지난 2020년 1조9600억 달러(약 2736조원)에서 2028년 3조2700억 달러(약 4564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기업엔 기회, 중소기업엔 부담
인증 규제에 앞서 할랄 인증을 받은 주요 식품사는 시장 진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4년 한국이슬람교(KMF)에서불닭볶음면 등 23개 제품의 할랄 인증을 받으며 할랄 시장에 도전했다. 지난 2017년엔 인도네시아 현지 할랄 인증(MUI)을 취득했고, 현재 60여개 MUI 인증 제품을 가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등 현지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중소 식품사엔 인증 규제가 부담으로 다가왔다. 국내 할랄 인증 기관인 KMF할랄위원회에 따르면 KMF인증 연간 비용은 품목당 최소 100만원부터 시작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재료·소스 등 품목별로 인증을 받고 생산 시설별로도 인증을 받아야 한다”라며 “서류 준비 작업부터 인증이 나올 때까지 수개월부터 1년 넘게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중소기업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 수출 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할랄 인증 취득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출 기업당 최대 4000만원까지 인증 취득 비용을 지원하고 온·오프라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의무화에 대비해 인증 기관 간 상호 인정 협약 체결, 할랄 인증 취득 지원 등을 추진해왔다”라며 “앞으로도 수출 상황 모니터링 등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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