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한복판, 폭발 테러에 휘말린 외교관의 기지
[김형욱 기자]
* 이 글은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핼과 스튜어트, 로니 등 주영 미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영국의 유력 의원이 난데없는 폭발에 휘말린다. 가까스로 핼과 스튜어트만 살아남았지만 부상의 여파는 오래갈 것이었다. 주영 미국 대사 케일러는 CIA 영국 지부장 이드라와 따로 또 같이 종횡무진하며 폭발 테러의 배후를 캐고자 노력한다.
케일러는 핼과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자 하는 와중에 스타성 다분한 핼의 계략으로 부통령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던 찰나 큰 사건에 봉착한 것이다. 모든 걸 뒤로하고 폭발 테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단번에 핵심에 다다른다. 그렇게 빠르게 얻게 된 정보는 이번 폭발 테러와 얼마 전에 있었던 이란 연안 영국 항공모함 폭발 사건의 배후에 영국이 있었다는 것.
케일러와 이드라는 여러 가지 퍼즐을 맞추다가 배후의 정점에 다름 아닌 현 영국 총리가 있다고 확신한다. 케일러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영국 외무장관과 공유하고 그는 총리를 끌어내릴 준비에 착수한다. 하지만 케일러의 예측과 영국 외무장관의 계략도 흐지부지되고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는데…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외교관 시즌 2>의 한 장면. |
ⓒ 넷플릭스 |
<외교관>은 흥행과 호평에 힘입어 1년 반 만에 시즌 2로 돌아왔다. 전작의 주요 인물들이 그대로 총출동했고 정신없이 빠르게 휘몰아치면서 한 치 앞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도파민 돋는 난잡함은 여전하다. 그 중심에 있는 주영 미국 대사 케일러 와일러의 활약도 여전하다. 작품 특성상, 아니 데보라 칸의 특성상 사건사고와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8부작으로 기획된 시즌 1이 외교관의 정점에 있는 '대사'라는 직업 그리고 주영 미국 대사 케일러의 개인사에 중점을 뒀다면, 6부작으로 기획된 시즌 2는 연달아 일어난 미심쩍은 폭발 사건의 배후를 캐는 데 대부분을 할애한다. 하여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와중에 서로 반목하고 틀어지고 다시 접합하고 이어지는 모양새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재미의 양상으로만 보면 시즌 2가 시즌 1을 훨씬 압도한다. 짧고 굵게, 곁가지를 쳐내고 주요 사건에 집중해 파내고 파내고 또 파내니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일러의 남편 핼, 주영 미국 대사의 공관차석 스튜어트와 그의 직속 로니까지 런던 한복판에서 폭발 테러에 휘말렸다. 파헤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그런 전개는 꼭 얻는 것만 있는 건 아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외교관 시즌 2>의 한 장면. |
ⓒ 넷플릭스 |
시즌 2의 경우 주지했듯 하나의 사건에 속도감 있게 매달리다시피 하다 보니 흥미진진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오히려 전개가 느리고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 정도로 머무른다고 여길 정도다. 대작의 면모보다 소품으로써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 전체 시즌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 계획의 일환이라고 보지만 솔직한 감상평이다.
그럼에도 <외교관 시즌 2>는 '외교관' 이야기를 전함에 있어 본분을 잊지 않는다. 영국과 미국 양국 사이에서 최선을 도출하려 하되 당연히 미국의 이익이 최우선 상황이거니와 전 세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신경 써야 하는 미국의 입장도 대변해야 한다는 걸 잊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도 사사로운 개인과 개인의 이야기들이 촘촘히 빈 곳을 채운다. 외교관도 사람인지라.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외교관 시즌 2> 포스터. |
ⓒ 넷플릭스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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