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2.0%…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한국금융연구원이 내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 증가하며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4%에서 내년 2.0%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연구원은 11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와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2%와 2.0%로 제시했다.
내수는 일부 개선되겠지만 건설투자가 부진하고 수출이 둔화된 영향이다. 박춘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의 경제정책 방향 등과 관련한 대외 불확실성 지속, 내수회복 지연 가능성 등의 하방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연은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수출 회복세를 반영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0.4%포인트(p) 높여 잡았지만, 6개월 만에 0.3%p를 다시 내렸다.
민간 소비 증가율은 올해 1.3%에서 내년 2.0%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6분기 연속 민간 소비는 전년 대비 2% 미만의 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나, 내년은 금리 인하 및 인플레이션 완화로 소비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까지도 가계의 실질 소비 여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소비 회복 속도는 내년 상반기까지 다소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4%에서 내년 2.0%로 완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완만한 내수 회복으로 수요 압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농산물 가격 등 공급 요인 영향도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과 미 트럼프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달러 강세 가능성에 따라 물가상승률은 상방 위험이 하방 위험보다 크다고 봤다.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마이너스(-) 2.3%에서 -2.7%로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22년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주택시장 조정 등의 여파로 건설투자의 주요 선행지표 악화가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예정된 건설 규모 자체가 감소한 데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계획도 3.6%p 감소해 공공부문의 건설투자 기여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총수출 및 총수입 증가율은 각각 2.3%와 3.4%로 전망했다.
이밖에 세계 교역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수출은 둔화하고, 중간재 및 소비재 수입이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총수입은 늘어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793억 달러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680억 달러 수준으로 예측했다.
국고채 3년물 평균 금리는 올해 3.1%에서 내년 2.8%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우려가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인하경로는 완만할 것으로 봤다.
금융연은 세계국채지수 편입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예상되나 내년 국고채 순발행 증가에 따른 물량 부담으로 금리 하락 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의 조화로운 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는 상황에서 성장세는 약화하고 있기 때문에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내수를 활성화할 필요성이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금리 인하에 따르는 부채 증가 및 주택시장 과열 등 금융 불균형 위험이 존재하고, 외환시장 부담은 기준금리 인하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실장은 "금융정책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범위 확대, 스트레스 금리 인상 등 거시건전성 정책 수단으로 가계부채 증가 위험을 통제하고 통화정책은 실물경제 여건을 고려해 운용하는 조합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정책은 건전 재정 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필수적인 부분에 대한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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