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탄소중립에 CCS가 41% 기여…3760조 투자해야" 블룸버그NEF
재생에너지·원전 등 청정전력이 17% 기여
태양광·풍력 등 10배 확대 필요
우리나라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이 41%로 가장 크게 기여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전체적으로는 2조7000억달러(약 3762조원)의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NEF)가 11일 발간한 '신에너지 전망:대한민국'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은 청정 전력과 CCS 기술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전력 부문은 우리나라의 최대 탄소 배출원이다. 보고서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전력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3분의 2 이상 줄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유엔에 제출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서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NEF가 넷제로 시나리오에서 제시한 50% 감축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NEF의 경제 전환 시나리오(기술의 비용 경쟁력에 의해 주도되는 시나리오로 정책 지원이 없음을 가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제 감축량은 18%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블룸버그NEF의 데이비드 강 한국 및 일본 리서치 총괄은 "한국은 아직 2030년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할 기회가 있다"며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재생에너지와 전기차의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감축이 어려운 산업 등의 경제 부문에서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NEF가 보고서에서 제시한 해결책은 CCS다. 우리나라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CCS는 2050년까지 전체 감축량의 41%의 비중을 차지하며 배출량 저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 세계 기여도 1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청정 전력이 그 다음으로 2050년까지 17%를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45%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서 CCS가 차지하는 비중이 이처럼 큰 것은 지리적 특수성 때문이다. 보고서의 책임 저자인 송서희 블룸버그NEF 에너지경제팀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적합한 토지를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짐에 따라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의 가격 상승 압박을 더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전력 및 산업 분야를 완전히 탈탄소화하기 위한 CCS 기술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의 용량이 현재보다 10배 많은 304기가와트(GW)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한 현재 73GW에 달하는 국내 화력 발전소의 약 3분의 1에 대해 2030년까지 CCS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한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2조7000억 달러를 투자해 에너지 시스템을 탈탄소해야 한다고 봤다. 연간 1020억달러(142조원)의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2023년 기준 국내총생산의 6%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는 이의 4분의 1 수준인 250억달러(약 34조원)였다. 보고서는 투자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일관된 정책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NEF 한국 애널리스트이자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애널리 서 BNEF 한국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넷제로 시나리오에서 요구되는 높은 투자 수요는 한국에 상당한 경제적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며 "이 시나리오 하에서 한국은 배출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수입을 줄여 에너지 안보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전기차나 배터리 등 한국 제조업체들이 경쟁 우위를 지닌 기술에 대한 수요도 더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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