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네오콘·매파, 2기 행정부서 제외"…'고립주의' 신호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10일(현지시간) '전쟁을 주장하는 매파'를 2기 행정부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는 또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예고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이 때문에 미국의 대외정책이 '트럼프식 고립주의'로 선회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모든 네오콘과 전쟁 매파가 트럼프 정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최대의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미 우파 성향 코미디언의 SNS 게시물에 "100% 동의한다.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답글을 남겼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의 실세로 꼽히며 차기 정부에서 인사권 행사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은 각종 국제분쟁에 미국의 적극적인 관여를 주장하며 무력을 통해서라도 국제사회의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딕 체니 부통령 등이 대표적인 네오콘으로 꼽힌다. 이후 네오콘은 공화당의 주류 세력이었다.
트럼프 1기 때만 해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네오콘인 존 볼턴이 임명됐을 정도였다. 하지만 북한·이란 등에 초강경 대응을 고수하던 볼턴은 이들 국가와 협상에 나서려 한 트럼프와 마찰을 빚다 경질당했다.
네오콘을 차기 정부에 발탁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주니어의 언급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외교적 고립주의를 추구하는 트럼프의 인식이 반영됐단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2기에선 전통적인 공화당 매파들의 참견을 허용하지 않고 자신의 구상대로 외교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는 전날엔 2기 인선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폼페이오 전 장관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국이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9일 인스타그램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옆에 서 있는 영상과 함께 "용돈을 잃기까지 38일 남았다"는 글도 남겼다. '38일'은 미 선거인단이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차기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모이는 12월 17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영상은 트럼프 옆에서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젤렌스키의 모습을 보여준다. 카메라가 젤렌스키의 얼굴에 초점을 맞춘 뒤 영상은 흑백으로 바뀌고, 그의 얼굴 앞으로 달러 지폐가 떨어진다.
텔레그래프는 이 영상에 대해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젤렌스키가 미국의 '수당'을 잃는다고 조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젤렌스키를 두고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이라고 부르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고 지원도 중단하겠다"고 말해왔다.
일각에선 네오콘과 전쟁 매파 배제가 트럼프 2기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1기 때처럼 대북 정책에 있어 트럼프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초강경파들이 인선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와 관련,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그렇다고 당장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등 성급히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트럼프도 기본적으로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는 측면도 있는 만큼 차기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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