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폭포 카페처럼, 세곡천엔 클라이밍…'한강 지천' 달라진다
지난 1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천 홍제폭포카페. 25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뚫고 청년 인디 음악가들이 버스킹 공연을 열었다. 옹기종기 둘러앉은 시민들은 공연이 끝날 때마다 손뼉을 치며 화답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창고·주차장으로 쓰던 공간이었지만, 서울시가 지난해 4월 테라스·카페를 조성하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내 한강 지천(支川)이 달라지고 있다. 직장인이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각종 복합문화공간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서울시는 11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509에 세곡천 수변 활력 거점을 조성했다”며 “물맞이공원 수변 스탠드에서 개장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수변 활력 거점은 서울 시내 334㎞ 구간을 흐르는 78개 소하천·실개천 수변공간을 시민 여가·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오세훈 서울시장 프로젝트다.
서울시,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
오 시장은 2022년 한강 하천·지천을 문화·여가·예술 공간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에 홍제폭포카페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수변 활력 거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관악구 도림천 공유형 수변 테라스, 동작구 도림천 주민커뮤니티, 홍제천 상류 역사문화 공간을 차례로 선보였다.
이번엔 강남권 최초로 세곡천에 수변 활력 거점을 마련했다. 인근 직장인이 점심시간에 산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물맞이공원에선 천변을 바라보며 쉬거나,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를 설치했다. 자연·생태체험이 가능한 테라스를 조성하고, 클라이밍을 비롯한 다양한 놀이가 가능한 사면놀이터도 설치했다.
서울시 수변 활력 거점은 하천·지역 특성에 따라 ‘자연생태형’, ‘역사관광 명소화형’, ‘지역경제 활성화형’, ‘문화·여가형’ 등 4가지 형태로 나뉜다.
수변 활력 거점은 외국인에게도 인기다. 홍제폭포카페는 개장한 지 1년 반 만에 140만명이 방문했다. 고가 밑 낙후한 주차장·창고를 정비해 재탄생한 홍제카페폭포는 틱톡·인스타그램 등 해외 소셜미디어에서 누적 조회 수 3000만회를 기록했다. ▶매출 20억…서울 도심 버려진 땅, SNS 최고 카페 명소 '이곳'
이처럼 외국인에게 입소문이 나자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주변에 ‘서대문 관광안내소’를 설치하고 다국어가 가능한 통역사를 배치했다.
차도·주차장으로 접근이 불편했던 관악구 도림천도 상류에 테라스와 쉼터 6개를 만들자 시민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곡천이 다섯 번째…11일 개장식
이 밖에도 ▶서대문구 불광천 ▶은평구 불광천 ▶강동구 고덕천이 올해 안에 수변 활력 거점 조성을 마칠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울 25개 자치구마다 최소 1개 이상의 수변 활성화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성북천·구파발천·우이천·안양천 등 21개 자치구에 총 27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자치구 차원에서 지역 특성·가치를 반영해 경제·문화 등 활성화 가능성이 높은 대상지를 찾고, 주민 의견을 반영해 제안서를 제출하면 서울시는 이를 적극적으로 독려해 수변 활력 거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공모에 선정된 사업지마다 30억씩 투입하고 사업계획 보강이 필요한 자치구엔 서울시가 직접 기획·설계를 지원한다.
다만 물 저장·관리 측면에서 수변 활력 거점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완 타파 미국 애팔래치안 주립대학 조교수는 워터서울·도시정책 국제콘퍼런스에서 “수변도시 측면에서 보면 최고의 방법은 일단 물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물을 저장·관리하는 능력을 강화해 기상이변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 전역을 흐르는 334㎞ 수변공간은 한강·지천을 시민께 되돌려 드리는 프로젝트”라며 “휴식·여가는 물론이고 다채로운 문화생활과 자연환경을 즐기는 공간으로 조성해 시민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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