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용돈 끊기기 38일 전"…조롱글 올린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게시물. 사진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향해 미국 지원이 끊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조롱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암시한 셈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스위크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얼굴 앞에 미 달러로 보이는 지폐가 떨어지는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엔 "당신의 시점: 용돈을 잃기까지 38일 남았다(You're 38 Days from losing your allowance)"는 문구도 담겼다.

이는 미 공화당 소속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올린 게시물을 트럼프 주니어가 공유한 것이라고 폴리티코 유럽은 전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게재 24시간이 지나면 게시물이 사라지기 때문에 현재 이 게시물은 트럼프 주니어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해당 게시물을 놓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게시물이 언급한 '38일'은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대선 결과가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공식화하는 다음 달 17일까지 남은 기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은 선거인단을 통한 일종의 간접선거제를 택하고 있어서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중 하나인 선거인단 투표 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대폭 축소하거나 중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주니어의 게시물에서 쓰인 '잃기(losing)'라는 표현을 놓고 차기 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약 1060억 달러(약 148조원)를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상 최고의 세일즈맨"이라고 부르는 등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그간 밝혀왔다. 폴리티코 유럽은 "트럼프 주니어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금 지원을 삭감하겠다는 아버지의 대선 공약을 두 배로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운동을 주도하면서 차기 백악관 최고 실세로 평가받는다.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결정하는 데도 트럼프 주니어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알려졌다. 지난달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주니어를 트럼프 당선인을 대신할 '1위 대리인'이라고 전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