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세종시는 사실 아름답지 않습니다
'굿모닝퓨쳐'는 전문가들의 자발적인모임인 '지속가능한우리사회를위한온라인포럼'이 현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굿모닝충청'과 '오마이뉴스'를 통해 우리사회와 대화하는 창구입니다. <기자말>
[이상진]
▲ 금강 세종보 상류의 모습 |
ⓒ 대전충남녹색연합 |
세종특별자치시는 465.30㎢의 면적에 인구 약 39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이중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개발된 도심지는 단위면적 당 수면적이 매우 넓은 지역입니다. 최근에 세종보의 수문을 닫아서 담긴 물을 농업용수나 공업용수 등으로 직접 이용하는 게 아니라 보행교인 '이응다리'가 설치된 지점을 중심으로 수면적을 더욱 넓혀 경관적인 요소로 활용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 녹조가 피어오르려는 이응다리 주변의 모습 |
ⓒ 대전충남녹색연합 |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는 수면적이 넓은 지역은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기온은 위로 100m 올라갈 때마다 약 0.5℃가 낮아져 상공으로 갈수록 온도가 낮아집니다.
그러나 일교차가 큰 봄이나 가을에는 해가 지고 나면 지표가 급속히 냉각되어 하층의 온도가 상층보다 낮아지게 되는 기온역전(氣溫逆轉)현상이 발생하는데, 바람이 불지 않으면 공기가 상하로 섞이는 대류현상마저 줄어들게 됩니다. 기온역전이 발생할 때, 해안가나 큰 강이나 호소 등지의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 기온이 낮아지는 아침에 지표 부근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안개가 많이 발생합니다. 즉, 수표면이 넓으면 습도가 높아지고 지표 온도가 낮아진 상태에서는 안개가 자주 끼게 되는 것입니다.
수면이 넓어 습도가 높아지는 지역임에도 수면 경관과 안개가 낀 전망을 선호하며 아파트와 주택을 짓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염려하는 전문가들은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수변 지역은 건강에 해롭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쾌적한 느낌으로 활동하기 좋은 습도는 약 50%~70%지만 수변 지역은 70%를 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습도가 70% 이상이면 기관지와 폐가 약한 사람, 호흡기질환이나 폐질환을 앓는 사람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비가 오기 전 관절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데, 습도가 높아질 때 류마티스 관절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는 많은 고통을 유발합니다.
장소적으로도 안개가 자주 발생지는 지역은 전방의 시야를 가려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겨울철 도로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초정밀 전자제품·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공정의 제품 불량률이 높아져서 입지를 어렵게도 합니다. 산업혁명시대에 영국에서 발생한 스모그 현상에는, 스모그가 smoke(연기)와 fog(안개)의 합성어라는 것으로부터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안개가 큰 역할을 했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종시에 이미 넓은 면적의 호수공원이 있고, 대청호 방류수(금강)와 미호강이 만나는 지역이어서 안개가 더욱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여건에 더해 세종보 수문을 닫아 담수하게 된다면 수면적은 더욱 넓어지고, 따라서 안개가 지금보다 더 자주, 그리고 더 광범위하게 발생할 것이 분명하므로 세종보 수문을 닫아 수면적을 넓히는 것이 생태적인 역기능의 면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활동면에서도 타당한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상진씨는 충남연구원 수석연구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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