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받은 밀린 알바비 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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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 배달알바 |
ⓒ 김지영 |
지난 봄, 아이 간식비라도 벌어보고자 시작한 배달 알바.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던 중에 동네 마트 배달 서비스가 눈에 띄었다. 시작하기 전 보증금 2만 원을 내야 한다는 점이 조금 불안했지만, 중소벤처기업청의 지원을 받은 회사라는 점이 믿음직스러웠다.
그러나 첫날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네비게이션이 있어도 초행길에서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고, 무거운 짐을 옮기는 것도 버거웠다. 그날 받은 금액은 고작 4건의 배달비. 그마저도 보증금과 함께 7월 1일에 정산해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시작된 기다림. 약속된 날짜는 지나갔지만, 돈은 입금되지 않았었다. 매번 문의할 때마다 돌아오는 건 같은 답변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제, 겨우 7천원이 입금된 것이다.
▲ 배달알바 |
ⓒ Pixabay로부터 입수된 이미지 |
적게는 몇 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 심지어 백만 원 단위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도 나처럼 불투명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회사의 반복되는 변명과 지연에 지쳐가고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한 대학생은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받지 못해 다음 학기 등록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부는 가계 보탬을 위해 시작한 알바였는데, 몇 달치 임금이 밀려 생활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는 이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르바이트 근로자들, 특히 배달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있는지 실감했다.
▲ 국민신문고 |
ⓒ 국민신문고 |
나는 이미 고용노동부에 문의해 보았지만, 근로자로 등록된 사람만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때 나는 관련 기관이 단순히 투자로 끝낼 것이 아니라, 철저한 관리와 지속적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자의 권리가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도 힘주어 말했다.
다행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중소벤처기업부의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기업을 방문을 해서 현장 조사를 하겠습니다. 시간이 걸릴 테니 기다려 주세요"라고 전했다. 이 말을 듣고 조금이나마 희망이 생겼다.
▲ 배달알바 |
ⓒ Pixabay로부터 입수된 이미지 |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에 계약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할 필요성도 느꼈다.
나는 겁이 많은 평범한 시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겪으며 큰 용기를 냈다. 처음으로 신문고에 글을 써봤고 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이것저것 알아봤다. 이 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같은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 모두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근로 환경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
5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겨우 7천 원을 받은 지금, 나는 여전히 나머지 금액을 기다리고 있다. 이 경험이 단순히 개인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임금 체불 상황이 하루 빨리 해결되어 모든 노동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회사도 신뢰를 회복하여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 경험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따뜻하고 공정한 곳으로 만드는 작은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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