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는 빼고 기후정의 말하는 성공회대
[최보근]
"성공회대학교가 추구하는 인권과 평화의 길은 기후변화의 문제와 다르지 않습니다. 기후변화의 피해는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들부터 찾아옵니다. 우리는 소외된 이웃들의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 김경문 성공회대 총장
2024년 2월 성공회대학교 김경문 총장이 했던 말이다. 그런데 성공회대학교는 기후 위기를 핑계 삼아 성공회대학교에서 가장 '소외된 약자'의 생존권을 짓밟고 있다. 2023년 처음 시행된 '에코집중휴무(에코주간, 에코휴무)'는 하계방학과 동계방학 각각 2주간 학교를 폐쇄하는 정책이다.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이유로 '에코'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현실은 청소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미 최저임금을 받는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여 임금을 깎았다. 일일 노동시간 삭감, 금요 무급휴직까지 합쳐지면서 2023년 방학 기간 청소 노동자들의 월급은 8~9년 전 최저임금 수준인 약 120만 원이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성공회대학교에서 가장 차별받는 사람들이다. 성공회대학교는 이들에게 울타리가 되어주기는커녕 소외시키고 있다.
건강을 해치는 에코집중휴무
▲ 2023년 에코주간 이후 쌓인 쓰레기 |
ⓒ 최보근 |
한 청소 노동자분께서는 지하층에 물이 차고 곰팡이가 많이 생겨서 너무 힘들었다고 말씀하셨다. 올해도 쓰레기통에 구더기가 나왔다면서 사진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아르바이트 청소 노동자를 투입했다더니 전부 보여주기식이라고 화도 내셨다. 학보사가 자신을 인터뷰해 줬으면 할 말이 정말 많았을 텐데 아쉽다는 말씀도 하셨다. 그중에서도 제일 충격이었던 것은 복도에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동료가 죽을 뻔했다는 이야기였다. 왁스 작업을 위해 에코휴무 기간 출근을 했는데 학교 폐쇄가 원칙이니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에어컨을 안 틀어 준 것이다. 청소 노동자를 학교 구성원으로 보지 않는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다.
원래부터 성공회대학교 청소일은 힘들었다
▲ 에코주간 이후 성공회대 인권위원회는 에코집중휴무의 문제를 학내에 알렸다. |
ⓒ 최보근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간 일터 11월호에도 실립니다.이 글을 쓴 최보근 님은 성공회대 인권위원회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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