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발차' 여의정협의체 "전공의 복귀 방안 논의…연내 결과 도출"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야당과 전공의단체 등은 빠진 채 11일 우선 출범했다. 협의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의료계가 요구한 사직 전공의 복귀 방안 등을 포함한 현안에 대해 다음 달 말까지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로 했다.
협의체에 여당 측 인사로 참여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 종료 후 브리핑에서 “협의체가 12월 말까지 기한을 두고 운용한다”면서 “가능한 12월 22일, 23일이나 그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서 국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매주 전체회의와 소위원회 각 1회씩, 주 2회 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의료계는 사직 전공의 복귀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의료계가)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가 응시해서 합격해도 내년 3월에 입대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정부에 전달했다”며 “정부에서는 사직 전공의의 복귀를 돕기 위해 진지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의평원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의료계의 요구가 있었다”며 “정부에서 진지한 논의를 하고 협의체에 다시 보고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대표와 이만희·김성원·한지아 의원이, 의료계에선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과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 유일의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정 갈등의 당사자인 전공의 단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불참했다.
참석자들은 아직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야당과 의료계 단체를 향해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동훈 대표는 회의에서 “협의체의 합의가 곧 정책이 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협의체를 당초 민주당이 가장 먼저 말을 꺼낸 만큼 선의가 있다고 믿는다. 우리 모두는 민주당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는 향후 5년 내 국가재정 10조를 비롯해 총 30조 원이라는 전례 없는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그간의 의료계 요청을 반영해 불합리한 수가 구조를 개선하고 충분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를 확립해 필수 의료를 강화하겠다”고 의료개혁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또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도 대폭 개선해 제대로 수련 받고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에 반영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그동안 의료계에선 협의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정부와 의료계의 불통 속에서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 사상 초유의 의료시스템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참여했다”며 “이번만큼은 정부와 여당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진정한 해결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정부와 여당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갈등은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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