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m나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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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정 기자]
유방암 수술을 하면 가장 아픈 곳이 '가슴'일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 가슴보다는 수술한 오른쪽 팔이 아파서 며칠을 진통제를 맞았다. 오죽하면 옆에서 간호하던 신랑이 가슴이 아닌 팔로 잘못 수술한 거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도 했었다.
팔이 아픈 것은 겨드랑이 쪽 림프절에 전이가 됐을까 봐 검사를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수술할 동안(약 6시간) 팔을 위로 뻗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퇴원 후에도 팔을 자유자재로 쓸 수 없어 불편함을 느꼈었다. 팔의 고통이 서서히 줄어들고 나니 매일 아침 드레싱 할 때 푹 꺼진 가슴을 마주하게 되었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요즘은 의술이 좋아져 금방 신경이 없는 새로운 가슴을 갖게 되었다.
왼쪽과 다른 느낌의 가슴. 이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특히 누워 있으면 가슴이 꽉 눌리는 듯, 아주 답답했다. 똑바로 누울 수 없어 쿠션을 머리 위로 높게 쌓아 두고 기대어 잠을 잤었다.
▲ 러닝머신 시간이 멈춘듯한 헬스장 |
ⓒ 송미정 |
또 걷는 것이 체중감소에 도움이 될까 싶어 만보 걷기를 3달 동안 꾸준히 해봤다. 그 후 몸무게를 확인했는데 단 1킬로도 빠지지 않았다. 유방암 환자는 살찌는 것이 가장 안 좋다고 하는데 운동 방법을 바꿔봐야겠다 싶어 요가를 다니기로 했다.
요가를 하면서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 있다. 바로 엎드려서 하는 요가 동작이었다. 가슴 수술을 한 후 나는 딱딱한 바닥에 잘 눕지도 못할 뿐 아니라 엎드리는 건 절대 못한다. 그래서 엎드리는 동작을 할 때는 나만 가슴을 바닥에서 떼고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 하지 못했다.
수술 후 요가도 제약이 있고 무슨 운동을 할까 하다 MZ들이 달리기를 많이 한다고 해서 나도 달려보기로 했다. '유방암 수술한 내가 뛰어도 될까?' 걱정이 되었다. '천천히 달리면 되겠지. 하다 불편하면 그만 두면 되지' 싶었다.
▲ 러닝하면서 만난 행운 러닝 하면서 만난 작은 기쁨 |
ⓒ 송미정 |
뛰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땀이 나 입고 있는 티셔츠가 다 젖지만 그것처럼 보람된 일도 없다. 유방암 수술을 하고 달리는 일은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깐 별것도 아니었다.
▲ 유방암 환자의 아침식사 건강한 아침 |
ⓒ 송미정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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