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귀한 FA시장, 김원중마저 '품절'

양형석 2024. 11. 1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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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0일 롯데와 4년 최대 54억 원에 FA계약 체결

[양형석 기자]

롯데가 구단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잔류 시키는데 성공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 투수 김원중과 계약기간 4년, 총액 54억 원(보장금액 44억+인센티브 10억)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김원중은 "시즌 초부터 구단과 교감하며 롯데 자이언츠 외 다른 곳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은 생각한 적 없다"며 "성적과 미래 가치를 인정해 주신 구단을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책임감을 가지고 팀의 성장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롯데에 입단한 김원중은 올해까지 롯데에서만 통산 381경기에 등판해 39승49패132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했다. 특히 132세이브는 롯데 구단 역사상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마무리 전환 후 5년 동안 꾸준히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과 두 자리 수 세이브를 기록했던 김원중은 갑작스러운 부상이나 이적 같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오는 2028년까지 롯데를 위해 공을 던질 예정이다.
 김원중(오른쪽)은 시즌 때완 다른 단정한 머리로 롯데와 FA계약을 체결했다.
ⓒ 롯데 자이언츠
초반부터 뜨거운 2025 시즌 FA시장

올 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은 30명 중 20명이 FA를 신청하면서 2025 시즌 KBO리그 FA시장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예년에는 구단과 선수들의 '눈치 싸움'으로 인해 주요 선수들의 계약이 늦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FA시장 개막과 동시에 전력 보강을 노리는 각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개장 5일 만에 벌써 6명의 선수가 체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이 끝나고 3번째 FA자격을 얻은 최정은 이미 소속팀 SSG랜더스와 교감이 있었고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4년 총액 11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2월이면 만 38세가 되는 노장 선수에게 100억 원 대의 대형 계약을 안긴 것도 대단하지만 단 1원의 옵션도 없는 '전액 보장 계약'이라는 점이 더욱 놀랍다. SSG구단이 '인천야구의 아이콘' 최정을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협상 첫 날인 6일 베테랑 최정과 우규민이 포문을 열자 FA시장은 본격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7일에는 kt 위즈의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4년 최대 50억 원의 조건에 한화 이글스와 계약하며 FA시장 첫 이적을 기록했다. 한화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 시즌 13승을 기록한 만28세의 젊은 잠수함 선발 엄상백과도 4년 최대 78억 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이렇게 한화는 FA시장의 '큰 손'으로 등극했다.

주전 유격수와 올 시즌 팀 내 최다승 투수를 잃은 kt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kt는 8일 4년 총액 40억 원의 조건에 국가대표 출신 3루수 허경민을 영입했다. 허경민은 올해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최근 9년 연속으로 한 자리 수 실책을 기록했을 정도로 공수를 겸비한 검증된 3루수다. 기존의 주전 3루수 황재균과의 포지션 정리가 숙제지만 허경민의 합류가 kt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작년 FA시장에서 김재윤과 임창민(이상 삼성 라이온즈), 홍건희(두산 베어스) 같은 마무리 자원들이 쏟아진 것에 비하면 올해 FA시장에는 마무리 자원이 많지 않다. 특히 작년 42세이브로 세이브 1위에 올랐던 서진용(SSG)이 'FA재수'를 선택하면서 마무리 투수는 더욱 귀해졌다. 그리고 10일 FA시장에 남아있던 마무리 투수 중 최대어라 할 수 있는 김원중이 프로에서 13년을 보낸 롯데 잔류를 선택했다.

마무리 변신 후 5년 동안 132세이브

광주 동성고 출신의 김원중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김원중은 입단 초기 부상 때문에 프로 데뷔조차 하지 못하다가 2013년 6월 상근예비역으로 군에 입대했고 군복무를 마친 2015년 1군에 데뷔했다. 2016년까지 1,2군을 전전하던 김원중이 본격적으로 풀타임 1군 투수로 활약하기 시작한 시기는 프로 6년 차가 된 2017년부터였다.

롯데는 김원중을 마무리가 아닌 선발로 키우려 했고 실제로 김원중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7년7승, 2018년8승을 기록한 김원중은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2019년 5승10패에 그치면서 선발 투수로서 한계를 보였다. 하지만 2020년 손승락(KIA 타이거즈 수석코치) 은퇴 후 마무리 자리를 물려 받으면서 김원중의 야구 인생이 바뀌었다.

2020년 25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인 김원중은 2021년 35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2위에 오르면서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성장했다. 2022년에는 갈비뼈와 허벅지 부상이 겹치면서 17세이브에 그쳤지만 작년 시즌 커리어 첫 2점대 평균자책점(2.97)과 함께 30세이브를 기록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김원중은 올 시즌에도 세이브 공동 4위(25개)에 오르며 거인 군단의 뒷문을 지켰다.

올해 KBO리그에서는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삼성을 비롯해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 등이 마무리 문제로 고전했다. 하지만 롯데 역시 올 시즌 1987년생 김상수와 1990년생 구승민이 핵심 필승조로 활약했을 정도로 마운드, 특히 불펜진의 세대교체가 느린 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구단 역대 최다 세이브(132개)를 기록 중인 마무리 김원중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것은 롯데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김원중은 롯데의 마무리가 된 2020년부터 꾸준히 머리를 기르며 어느덧 장발머리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하지만 김원중은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머리를 단정하게 자르고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오버페이'라는 일부 야구팬들의 비판 속에도 롯데는 김원중에게 54억 원을 투자했다. 마무리 김원중의 활약 없이는 내년 시즌 롯데가 좋은 성적을 올리기는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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