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플랑크톤’ 조용 작가, 설레는 로맨스 뒤 남는 온기 [작가 리와인드(143)]

장수정 2024. 11. 1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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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강태의 친형 상태(오정세 분)의 순수함이 완성한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동화적인 분위기를 비롯해 상태와 강태, 그리고 상태와 문영의 관계성이 주는 풍성함 등 무해한 캐릭터들과 조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어우러져 여느 멜로 드라마와는 다른 여운을 느끼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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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의 정석 '저글러스'부터
휴먼 멜로 '사이코지만 괜찮아'까지.
조용 작가의 따뜻한 감성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2017년 비서와 보스의 로맨스를 그린 ‘저글러스’로 처음 시청자들을 만난 조용 작가는 코믹 휴먼 드라마 ‘옥란면옥’, 김수현, 서예지의 멜로 드라마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따뜻한 감성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지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Mr. 플랑크톤’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 분)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이유미 분)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드라마로, 휴먼 드라마와 로맨틱 코미디의 조화로 힐링을 선사 중이다.

◆ 웃음 나는 코믹과 설레는 로맨스 뒤 남는 여운

조 작가의 첫 드라마인 ‘저글러스’는 신이 내린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 서포터 인생을 살아온 여자 좌윤이(백진희 분)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철벽형 남자 남치원(최다니엘 분)이 비서와 보스로 만나 펼치는 관계역전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였다.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남녀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함께 성장하고, 또 사랑하는 ‘저글러스’는 로맨스 드라마의 클리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어쩌다가 집주인-세입자로 얽히게 된 두 사람의 역전된 관계에서 나오는 유쾌하지만 설레는 전개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보는 재미만큼은 확실하게 전달한 드라마였다. 여기에 트라우마에 가까운 상처로 인해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된 남치원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내며 ‘추운 겨울 꼭 봐야 할 멜로 드라마’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등 ‘힐링 로맨스’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며 데뷔작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다소 독특한 멜로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강태(김수현 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문영(서예지 분)의 이야기를 담은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며 사랑을 쌓아가는 ‘저글러스’와 닮은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강태의 친형 상태(오정세 분)의 순수함이 완성한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동화적인 분위기를 비롯해 상태와 강태, 그리고 상태와 문영의 관계성이 주는 풍성함 등 무해한 캐릭터들과 조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어우러져 여느 멜로 드라마와는 다른 여운을 느끼게 했었다.

‘Mr. 플랑크톤’ 또한 초반 해조가 재미를 억지로 납치하는 장면이 시청자들의 호불호를 야기하기도 했다. 때문에 ‘다소 구시대적’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조 작가 특유의 따뜻한 감성만큼은 살아있다.

해조가 왜 막무가내식 행동을 일삼게 됐는지, 또 어흥(오정세 분)의 순애보에도 불구, 재미에게 왜 시간이 필요했는지를 차근차근 납득시키며 해조, 재미, 어흥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해조가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을 재미와 함께하며 로드무비 같은 형식을 띠게 되는데, 이때 해조, 재미와 함께 여행하며 성장하는 듯한 대리만족도 느낄 수 있다. 로맨스에 대한 호불호에도 불구, 조 작가가 전하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만큼은 분명히 느낄 수 있는 ‘Mr. 플랑크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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