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예측 어려울수록 ‘싱크 탱크’ 역할 중요해진다 [D:로그인]
기후위기 대응 맞춤형 조직개편 추진
선택·집중 통해 과학·능동적 대응
첨단 연구 역량 결집해 기후 변화 대응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정부와 공공기관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치는 [로그인]처럼 정부·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세계는 이미 기후 위기 시대를 마주하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마다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지구 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더욱 과학적인 대응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단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인류의 공생을 위한 세계의 협력이다.
한국의 환경 과학 기술 연구를 대표하는 기관은 ‘국립환경과학원’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환경정책 수립을 위한 조사와 연구, 기술 개발을 한다.
환경에 관한 각종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국내·외 자료관리와 국제공동연구, 환경 관련 교육 훈련, 환경 기술 연구개발 사업 총괄 관리 등 사실상 환경과 관련된 정부의 모든 연구에 참여하는 기관이다.
이런 연구 결과물은 모두 환경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정부 정책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싱크탱크’로 이해해도 좋다.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은 환경건강연구부, 기후대기연구부, 물환경연구부, 환경자원연구부, 환경기반연구부, 교통환경연구소, 4대강물환경연구소를 두고 있다. 1000명 가까운 직원이 사실상 우리나라 모든 환경문제를 연구·분석하고 있는 셈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연구 과제 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환경오염이 국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욱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시설을 확충하고 연구 과제도 늘리면서 시대 변화에 맞춰 연구를 진화시키고 있다.
기후대기 분야에서는 한국형 온실가스·대기오염 동시 감축 효과분석, 기후변화 적응연구 및 온실가스 측정망 확대를 추진 중이다. 앞으로는 항공·선박 관측과 함께 이동식 측정 차량·무인 비행선 등을 이용해 더욱 입체적인 대기질 감시를 하게 된다.
안전한 물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수역 미관리 미량오염물질 모니터링 강화 ▲수생태계 건강성 및 하천 연속성 조사·평가 지침 마련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과 강수량 변동성 증가가 수질 및 수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이와 함께 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화학물질을 중심으로 독성과 위해성을 평가하고 환경부 소관 생활 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관리하기 위한 연구도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각종 개발사업 전략·환경·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및 사후관리사업평가 검토와 관련 지침 연구를 수행한다. 제도 운용 과정에서 생산되는 정보의 효율적 보관 및 활용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EIASS) 관리 등 평가제도 지원 업무도 담당한다.
환경영향평가센터는 기술 발전과 다양한 국민 요구를 한발 앞서 파악하고 관련 기관 성과들을 통합해 제도에 반영하는 등 미래 대응 연구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환경영향평가센터는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업무를 강화해 제도 운영을 보완하고, 환경 전 분야에 걸친 국립환경과학원의 전문성을 활용해 우리나라 환경영향평가 역량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후위기는 현실, 과학·종합·지속적 연구기반 구축 필요”
[인터뷰] 금한승 국립환경과학원장
지난해 8월부터 국립환경과학원을 이끌어온 금한승 원장은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을 지냈다. 지난 1년 2개월 동안 미세먼지, 수질오염, 기후 변화 등 중대한 환경 현안에 대응하면서 내부 역량 강화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써왔다.
금 원장은 환경과학원을 “환경 분야 최고 전문가로 구성한 국내 유일 종합환경연구기관”이라고 소개했다. 미세먼지와 수질오염, 화학제품 등 중요한 환경문제 대응에 앞장서 온 기관이다.
앞으로는 전통적인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기후위기와 같은 지구적 과제에 대해서도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금 원장 생각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행보로 금 원장은 조직의 효율적 개편을 추진 중이다. 금 원장은 “미래 환경 현안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며 “특히 연구직들이 환경정책 지원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법정업무를 수행하는 데 행정업무에 덜 얽매이도록 업무 효율화와 연구의 질을 높이는 방안 마련을 직원들과 함께 고민해 왔다”고 설명했다.
금 원장 의지와 관계없이 조직개편이 불가피한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전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는 만큼 모든 연구를 직접 하는 데는 물리적 한계가 따른다는 점이다.
금 원장은 국내외 관계 기관과 업무협약을 통해 이러한 현실적 제약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예가 정지궤도위성(GEMS)이다. GEMS를 바탕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럽 항공우주국(ESA)과 다양한 위성기술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 등 다양한 오염물로부터 국민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환경보호국(EPA), 국립수산과학원(NIFS) 등 국내외 기관들과 지속적인 공조를 하고 있다.
민간 기업과도 협업한다. SK에코플랜트, 사회적가치연구원 등과 폐기물 에너지화, 탄소중립·기후변화 문제와 국제 규제 대응을 위한 고민을 함께한다.
올해 국립환경과학원은 다양한 분야에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도입해 환경 연구를 혁신해 왔다. 현장과 함께하는 연구를 통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이행을 지원했다.
그 결과물로 GEMS를 활용해 위성과 항공, 지상, 선박 관측데이터를 연계하는 입체적 체계를 구축했다. 사업장 대기 배출관리와 녹조 모니터링에 첨단 장비를 활용한 스마트 감시체계를 구축했다.
이 외에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가상 모형) 등 기술을 적용해 기후위기 등 환경문제에 과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금 원장은 “탄소배출량 산정 가이드라인과 바이오매스 실측 분석법 등으로 국제 탄소 규제 대응을 위한 산업계 이행 부담을 경감했다”며 “또한 통합환경허가 대상 사업장에 기술 지원과 양방향 소통 체계를 구축해 현장 불편을 해소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자평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내년부터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기후·대기 통합관리, 무공해 모빌리티 전환, 산업계 녹색전환을 위한 통합환경관리제도 정착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 삶에 직접 도움 주는 연구 필요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도 강화한다. 올해 마련한 미세플라스틱 전(全)과정 통합관리 연구 로드맵을 기반으로 미세플라스틱 발생원과 발생량 산정, 분석 방법 고도화 등 세부 추진 과제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갈수록 악화하는 기후위기 위험과 손실 피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국가 전반 적응력 강화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과학에 기반한 적응 정보 생산·제공 연구도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부처별 산재한 적응 정보를 표준화하고 ‘기후위기 적응 정보 종합플랫폼’ 구축도 시작한다.
폭염과 한파, 홍수, 가뭄, 태풍 5대 기후위험이 미치는 기후위험도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기후위험지도’ 개발도 가시화한다.
금 원장은 앞으로 국립환경과학원 역할 강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이란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해야 할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하도록 조직과 예산, 업무체계 전반을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다.
금 원장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조직을 점검·개편하는 방안을 확정해 내년 초 시행을 목표로 직제 개정 등 세부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조직 개편은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통합물환경 중심 연구 체계 효율화, 순환경제 등 신규 환경 현안의 능동적 대응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기후위기·탄소중립 대응에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기후탄소연구부를 신설한다. 신규 폐자원 재활용 체계 구축과 글로벌 탈플라스틱 이행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폐자원연구과도 새로 만든다.
물환경연구부와 물환경연구소를 개편해 기존 수질 중심에서 수자원, 물이용을 포괄하는 통합물연구 중심 연구 조직개편도 추진한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갈수록 예측이 힘들어지는 기후위기에 적응하고 보다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현재 갖춘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후적응 정보를 국내 전문기관과 공유하고, 이를 통해 기후위기 파급효과를 효과적으로 추적·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금 원장은 “탄소배출 규제에 국내 기업이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협력하고, 무공해차 환경성 평가 기반 마련과 통합환경관리제도를 통한 산업계 녹색전환을 지원하는 등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측 데이터베이스 AI, GEMS 등 첨단 인프라와 연구역량을 결집해 과학기반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 정책 추진을 앞장서서 이끌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가뭄과 홍수, 태풍, 한파 등 극한 날씨 빈도가 잦아지는 것을 보면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닥쳐온 현실임을 실감할 수 있다”며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민께 필요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연구과제로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더 높은 삶의 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연구자들에게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과학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오늘날 환경연구자에 부여된 시대적 사명”이라며 “변화와 혁신으로 내부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 의견을 청취해 삶에 직접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신뢰성 높은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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