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목재인 줄 알았는데 철판"…인테리어로 주목받는 '철강 건축재'

이성민 2024. 1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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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20년이 지나도 지금의 색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 색을 선택했습니다."

부산에서 원하는 색상을 입힌 강판이 도성센터로 도착하면 여기서 구부리거나 두께를 더해 건축재로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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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씨엠 컬러강판 전문 시공 거점 '도성센터'
부산에서 만든 철판 건축재로 가공
목재 결까지 살린 양감 구현
"프리미엄 브랜딩으로 최상의 제품 공급"

"10년, 20년이 지나도 지금의 색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 색을 선택했습니다."

지난 7일 방문한 충남 당진 동국씨엠 도성센터. 이 회사 박영준 럭스틸솔루션팀장은 건물 전체를 뒤덮은 샛노란 외벽을 가리키며 "건물 전체가 ‘럭스틸(Luxteel)’ 건축재로 이뤄져 있다"며 "유기 염료 중 변색이 가장 빠른 노란색을 사용해 오랜 세월이 지나도 원래 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센터 내벽으로 구성한 럭스틸 디지털프린팅강판(목무늬). 목재가 아닌 철판이다. 동국씨엠 제공

도성센터는 동국씨엠이 만든 프리미엄 컬러강판 럭스틸을 건축 자재로 만드는 컬러강판 전문 가공·시공 거점이다. 부산에서 원하는 색상을 입힌 강판이 도성센터로 도착하면 여기서 구부리거나 두께를 더해 건축재로 제작된다.

럭스틸은 목재처럼 가공이 쉽고도 내구성이 높아 자연 훼손 없이도 천연 자재의 색감과 질감을 재현할 수 있다. 도성센터 내부 인테리어는 목재 질감을 완벽히 재현돼 ‘목공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목공소를 연상케하는 도성센터 내부 전경. 동국씨엠 제공

동국씨엠은 이미 10년 전부터 건축 자재 사업에 진출해 있었다. 럭스틸에 대한 깊은 이해도 없이는 성형·시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직접 금속 가공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이곳에선 럭스틸에 색을 입히는 등 후가공 작업 없이 건축재 형태로 모양을 잡는 작업만 이뤄진다. 그러나 모양을 잡는 것도 상당히 세심한 작업이 요구된다. 건축 내장재인 라인패널의 경우 앞뒤 일정한 간격으로 철판을 구부려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오차가 발생하면 제품 간 틈이 완전히 들어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박 팀장은 "내장재를 연결할 때 보통 실리콘을 사용해서 연결하지만 디자이너 입장에서 변색 우려가 있는 실리콘은 외관상 방해가 된다"며 "연결본드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정교하게 각 제품이 구조적으로 ‘오픈 조인트’ 형태로 연결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정교한 제품을 구현하기 위해 동국씨엠은 스위스에서 자동화 기계를 모두 공수해 왔다.

이런 노력으로 동국씨엠은 홍콩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투썸플레이스, 롯데리아, 이디야 등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들과 매장 내장재로 럭스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도성센터 내부에는 건축 내자재로 활용되는 럭스틸 제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이성민 기자

럭스틸 건축재의 올해 매출은 약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박 팀장은 "2조원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에서 이 정도 이익은 사실상 수익성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면서도 "현재 철강 건축재 시장은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럭스틸이 시장 가격을 주도해 나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충남 당진에 위치한 동국씨엠 도성센터 외부 전경. 동국씨엠 제공

그는 사업 확대를 위해 도성센터 외에 태국, 인도, 멕시코 등 해외 코일센터 근처에 럭스틸 가공 센터를 설립할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우리는 단순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딩’을 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돈만 좇지 않고 럭스틸이 건축재 시장에서 최고급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영준 동국씨엠 럭스틸솔루션팀장이 도성센터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동국씨엠 제공

당진=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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