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침체 뛰어넘을 비책... 삼성·LG "AI와 융합"

임채현 2024. 1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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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산업, 임계점에 달했다는 관측
신 수요 창출 위해 돌파구 마련해야
삼성전자가 6일 서울 영등포 소재 키친 스튜디오에서 스마트한 주방 경험을 선보이는 '삼성 비스포크 AI 키친' 쿠킹쇼를 진행하는 모습ⓒ삼성전자

최근 글로벌 가전 산업이 성숙 및 임계점에 달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기업들이 이를 돌파할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양대 가전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AI(인공지능)을 가전에 도입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취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 및 LG전자는 각 전략으로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당분간의 가전 교체 수요가 약해진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탓이다. 중국 기업의 추격으로 가전이 상향평준화된 것도 사업 전략 마련의 또다른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전과 AI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삼성이 먼저 AI 고도화를 선보이는 곳은 주방 가전이다. 냉장고를 필두로 오븐, 인덕션 등이 서로 데이터를 교환해 조리 과정을 보다 손쉽게, 또 그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여주는 방식이다.

올해 삼성이 야심차게 내놓은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의 경우 식재료를 넣으면 자동 식재료 인식 기능 'AI 비전 인사이드'가 자동으로 식재료 입고일을 기록하고 푸드리스트에이를 등록한다. 입고일을 기준으로 등록된 식재료들을 냉장고 터치스크린에서 확인하면, 어떤 재료가 유통기한이 임박했는지 자동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냉장고가 보유 식재료를 토대로 레시피도 추천한다. 해당 레시피에 걸맞는 조리 시간은 자동으로 오븐과 인덕션으로 전송된다. 조리 중간에 내부를 확인하거나 별도로 시간을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유미영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가전이 AI와 만나 발전에 한층 가속도가 붙어 AI가 사용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기능을 실행하는 등 집안일의 불편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며 "삼성 AI 기술은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가전제품의 고장을 예측·진단하고 스마트폰으로 해결 방법까지 안내해 주는 해결사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AI의 경우 아직 갈길은 멀다. 가전 간에 데이터가 호환되고 음성 인식 등의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 각 제품마다 명령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 향상된 빅스비가 탑재돼야하기 때문이다. 한 문장 안에 여러 명령을 담아도 지시를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어야 되기에 아직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주방 이외에도 AI 스크린, 세탁기 등의 AI 가전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개별 제품에 AI를 적용하는 단계를 넘어 스마트싱스 위에서 하나로 연결되도록 하는 솔루션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LG전자가 국제 세탁 박람회 ‘텍스케어 2024(Texcare International 2024)’에서 상업용 대용량 세탁·건조 신제품 라인업인 LG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을 공개했다.ⓒLG전자

LG전자 역시 AI 기술이 접목된 가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다만 LG전자는 소비자용보다 이를 B2B(기업간 거래) 쪽 사업 적용으로 더욱 확대하고 있다. AI는 물론 저온 제습 방식 인버터 히트펌프 등을 탑재한 상업용 세탁기 및 건조기 판매에 집중하는 형식이다.

또 LG전자는 AI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합친 융합 가전에 힘 주고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전을 내놓고 반응이 좋은 경우 빠르게 차세대 제품 개발에 돌입하는 형식이다. 이종 가전을 결합해 새 제품군을 출시하고 시장을 선점한다는 취지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워시타워, 두가지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올인원 세탁건조기,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합친 제품, 공기청정기에 탁자를 더한 제품 등 기존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던 최초 신가전을 개발하는 형식이다.

다만 삼성의 AI 가전과 LG의 융합 가전 등은 아직은 개발 단계가 초창기라 실제 사업 수익을 대폭 끌어올릴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이를 돌파할 만한 업계 고심이 크다"며 "단순히 개별 가전 기능을 올려 새 수요를 창출하기엔 한계가 있어, 새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만한 국내 업체들의 시도는 계속 돼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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